이석채 그림자 지우기 나선 KT 황 회장
비통신 계열 '클라우드 SW 사업' 철수
아시아투데이 김보연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이석채 전 회장의 역점사업을 줄줄이 구조조정하고 있다. 업계에선 황 회장이 ‘이석채 그림자 지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란 평가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 내에서 IT서비스를 맡고 있는 KTDS는 KT클라우드웨어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1: 0.00395로 사실상 KT클라우드 주주(KT 86.2%, 한재선 전 넥스알 대표 8.6%)의 지분이 소각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관련 소프트웨어 사업 및 연관 사업을 사실상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던 과거와 달리 황 회장 취임 이후 핵심 개발 인력을 대거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 이 같은 논란은 계속돼왔다.
이 사업은 이 전 회장이 취임하면서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사업으로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 및 계열사 편입을 주도했다. 이 전 회장은 사업모델 다각화를 통해 수익 창출을 꾀했으나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T는 2011년 KT클라우드웨어를 설립한 후 계열 편입 당시 자본금 10억원을 투자했고 4개월 뒤 유상증자에 참여해 73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사업 강화를 위해 2012년 KT넥스알(대용량 데이터 분산처리 전문업체)·아헴스(클라우드 인프라 관리 플랫폼 전문업체), 2013년 KT이노츠(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를 계열사 편입 또는 인수했다.
그러나 KT의 든든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KT클라우드는 2012년 영업손실 69억원, 당기순손실 89억원, 2013년에는 각각 59억원, 53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상황 역시 심각하다. 결손금은 2012년 89억원에서 2013년 14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KT관계자는 “본사에서 진행중인 클라우드 사업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사업은 해당 시장 형성이 더딘 상태라 계열사의 유사 사업은 합병을 통해 새로운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매각 혹은 통폐합이 유력시 되는 타깃으로 이 전 회장 재임 당시 편입한 벤처 성격이 강한 유스트림·이노에듀·넥스알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편 황 회장은 비통신 계열사 KT렌탈과 KT캐피탈의 경우 ICT 역량을 강화, 그룹의 핵심 경쟁력 제고 및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알짜배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매각을 결정했다. 차량·일반 렌털 사업을 진행 중인 KT렌탈은 지난해 영업이익 970억원, 당기순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KT캐피탈은 리스·기업·개인 금융 등을 통해 2013년 영업이익 470억 원, 당기순이익 36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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