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회복? 구조조정 효과?…KT, 3분기 흑자전환 배경은
- 무선 매출 성장세, 회사 전체 지탱 부족…스마트폰 판매 이익·비용 축소, 이익 견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KT가 3분기 오랜만에 분기 매출과 이익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다. KT의 경쟁력이 회복된 것일까. 반등의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 무선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전체 회사를 떠받치기는 부족하다. 3분기 흑자전환은 명예퇴직 등에 따른 비용절감과 스마트폰 판매 이익 등 사업 외적인 성과에 힘입은 결과다. 여전히 KT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3분기 인건비 절감액, 영업이익 육박=31일 KT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5조9556억원 ▲영업이익 3351억원 ▲당기순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증가했다고 이익이 돌아왔다. 그러나 KT그룹이 아닌 KT로 눈을 돌려보면 조금 다르다. 별도기준 3분기 KT는 ▲매출액 4조3724억원 ▲영업이익 1981억원 ▲당기순손실 34억원을 올렸다.
KT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지만 1년째 순손실 발생이다. 연결실적 개선은 KT보다 계열사가 주도했다. KT가 살아나야 KT그룹 전체가 살아난다. 황창규 대표 취임 후 1년이 다 돼 간다. 일단 황 대표 취임 후 실시한 대규모 명예퇴직 효과는 가시화 됐다. 3분기 KT 인건비는 46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67억원 감소했다. 올 3분기 KT 영업이익과 거의 맞먹는 수치다.
LG유플러스처럼 KT도 스마트폰 유통으로 통신사업을 지탱했다. KT의 상품매출액은 7349억원 상품매출이익은 576억원이다. KT는 사실 애플 제품을 도입하며 비용 증가 탓에 상품매출이익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다.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셈이다. 이번 분기는 성공이다. 그러나 4분기도 흐름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아이폰6’와 ‘아아폰6플러스’ 경쟁 과열이 부담이다.
마케팅비도 줄었다. 7416억원을 써 전기대비 9.9% 덜 썼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3.0% 증가다. 투자는 5489억원을 썼다. 3분기까지 누적 1조5048억원을 집행했다. 연간 2조7000억원 예정이다.
◆비용통제 효과 단기 처방 불과…무선·IPTV 살아야 ‘희망’=비용통제로 거둔 수익은 단기 처방이다. 장기적 수익을 위해선 본업이 살아나야 한다. 결국 무선과 인터넷TV(IPTV)다. 기타서비스 중 정보기술(IT) 및 솔루션도 분발할 필요가 있다.
무선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4분기 연속 늘었다. 3만4829원이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는 1025만명 전체 가입자 중 59.6%다. KT의 문제는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는 LG유플러스 다음인데 ARPU는 제일 낮다는 점이다. KT 유선 사업은 침몰하는 배다. 무선이 받쳐야 하는데 ARPU 성장이 경쟁사에 비해 더디다.
유선의 희망은 인터넷TV(IPTV)다. 경쟁사도 그렇다. KT IPTV 가입자는 국내 1위다. 563만5000명에 도달했다. 전기대비 5.0% 전년동기대비 19.5% 늘었다. 미디어 매출은 3분기 3397억원으로 전기대비 3.2% 전년동기대비 12.2% 상승했다. 경쟁사와 비슷하거나 높지만 KT 유선은 경쟁사보다 훨씬 덩치가 크고 추락 속도가 빠르다.
한편 4분기 KT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희망적이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은 무선 경쟁 완화 효과가 있다. 유무선결합상품 중요성 상승은 무선 시장 1위 SK텔레콤뿐 아니라 유선 시장 1위 KT에게도 기회다. 그러나 KT가 이를 실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KT는 여러차례 호기를 잡지 못한 전력이 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