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법 위반 아니다” … 노상헌 교수 노동리뷰서 “고용관계 근본 흔드는 행위” 지적
대기업에 다니다 명예퇴직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3년간 고용·노동조건 보장 약속을 받고 자회사로 전직한 A씨. 3년 후 해당 자회사가 그의 직급을 강등하는 방식으로 임금 50%를 삭감했다면 어떻게 될까.
법원은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노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행위인 만큼 사법적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노상헌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리뷰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자회사 전적 후 직급체계를 없애고 임금을 대폭 삭감해 근로자의 자존감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사실상 사직을 강요하는 행위를 법원과 우리 사회가 용인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KT에 다니다 2008년 10월 △3년간 고용안정·연봉 70% 보장 △이후 법인 규정에 따른 보수지급이라는 약속을 믿고 자회사인 콜센터 KTis와 KTcs로 전적한 노동자들은 550여명이다. 고용보장 기간이 끝나자 KTis와 KTcs는 일반직 부장·과장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을 콜센터 상담원으로 발령했다. 그러면서 임금을 50% 가량 삭감했다.
2012년 550여명 중 80여명이 소송을 냈다. 노동조건 변경이 합리적 수준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 데도 노동자 동의(근로기준법 제94조)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기법(제95조)은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해 감금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1임금지급기의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은 올해 6월 “고용보장 기간이 지난 원고들의 직급을 폐지하고 보수를 피고회사의 보수규정에 따라 감액한 것은 근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자회사가 ‘3년간’이라는 신분보장 약속을 지켰고, 이후 콜센터 상담원으로 발령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임금을 지급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소송 참가자는 “회사측은 콜센터 상담원 발령에 그치지 않고 업무 수행력이 떨어진다고 경고장을 20차례 이상 보내는 등 가혹적 노무관리를 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치 않고 회사의 입장만 반영한 법원의 판결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법원은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가 노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행위인 만큼 사법적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노상헌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노동리뷰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자회사 전적 후 직급체계를 없애고 임금을 대폭 삭감해 근로자의 자존감을 일거에 무너뜨리는, 사실상 사직을 강요하는 행위를 법원과 우리 사회가 용인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KT에 다니다 2008년 10월 △3년간 고용안정·연봉 70% 보장 △이후 법인 규정에 따른 보수지급이라는 약속을 믿고 자회사인 콜센터 KTis와 KTcs로 전적한 노동자들은 550여명이다. 고용보장 기간이 끝나자 KTis와 KTcs는 일반직 부장·과장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을 콜센터 상담원으로 발령했다. 그러면서 임금을 50% 가량 삭감했다.
2012년 550여명 중 80여명이 소송을 냈다. 노동조건 변경이 합리적 수준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 데도 노동자 동의(근로기준법 제94조)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기법(제95조)은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해 감금의 제재를 정할 경우에 그 감액은 1회의 금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2분의 1을, 1임금지급기의 임금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고등법원은 올해 6월 “고용보장 기간이 지난 원고들의 직급을 폐지하고 보수를 피고회사의 보수규정에 따라 감액한 것은 근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자회사가 ‘3년간’이라는 신분보장 약속을 지켰고, 이후 콜센터 상담원으로 발령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임금을 지급한 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소송 참가자는 “회사측은 콜센터 상담원 발령에 그치지 않고 업무 수행력이 떨어진다고 경고장을 20차례 이상 보내는 등 가혹적 노무관리를 했다”며 “이러한 사정을 고려치 않고 회사의 입장만 반영한 법원의 판결이 아쉽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봉석 seok@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