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욱 기자 입력 : 2014.12.25 17:05 | 수정 : 2014.12.25 21:24
KT렌탈·캐피탈 등 비통신 분야 정리 해 넘겨
올 초 취임한 황창규 KT 회장이 수차례 비통신 계열사 연내 매각 등 KT그룹 구조조정을 천명하고 나섰지만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그나마 KT렌탈 매각은 20여곳의 인수의향자가 나서 적격인수후보자(쇼트리스트)를 9곳으로 추리는 등 1차 흥행엔 성공했지만 실사 후 내년 초에나 구체적인 그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KT캐피탈은 2곳이 쇼트리스트로 선정됐지만 역시 매각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1개월 뒤면 취임 1주년을 맞는 황 회장 입장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황 회장이 그리고 있는 '통신사업 강화'를 통한 최고 통신그룹 위상 갖추기 작업도 전체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25일 KT 등 통신업계에 따르면 황 회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와 공식 석상 등에서 연내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혀왔다. 첫 간담회에서 황 회장은 "경쟁력이 부족한 계열사를 포함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조정 작업이 필요한 것이 맞다"고 했고 지난 10월 22일에도 "계열사 구조조정 개편안을 연말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KT는 전임인 이석채 회장 시절 계열사가 20여곳 늘어 현재 50여곳에 달한다. 특히 통신업과 관계 없는 알짜 비통신 계열사를 매각해 그 자금으로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뤄진 것은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 추진 정도다. 지난 10월 영화제작 관련 계열사인 싸이더스FNH를 매각하고 최근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계열사인 유스트림코리아를 청산키로 했지만 KT그룹 차원에서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규모다. KT 관계자는 "큰 틀에서 매각, 합병, 청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열사들을 살펴보고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어렵다"며 "내년에는 보다 확실한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인력 구조조정에는 적극적이다. 취임 두 달 반 만인 올 4월 8300여명의 본사 인력을 구조조정했고 상무급 이상 인력 130여명에서 90여명으로 줄였다. 지난 23일부터는 상무보급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상무보는 부장과 상무 사이의 직급으로 막 임원이 된 계약직 형태의 관리직급이다.
업계에서는 수십명 단위의 퇴직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와 관련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KT의 구조조정이 이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일부 계열사 매각 이후 본격적인 계열사 조정작업 과정에서 계열사 직원들의 조정이나 자리 이동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