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가입고객 개인정보 서명도용 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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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점유율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유선 부문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가 개인정보를 악용해 불법 영업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와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지부, 참여연대, 통신공공성포럼 등은 3일 서울 종로구 소재 SK본사 사옥 앞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가입자들이 가입 시 작성하는 각종 개인정보동의서에 임의로 거짓 서명을 남겨 SK그룹의 자회사인 하나SK카드 또는 SK플래닛의 마케팅 정보 서비스 가입에 동의한 것으로 서류를 조작했다.
이는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700여명이 직접 지난 1월20일에 평택, 안양, 수원, 전주 등 전국 SK텔레콤 고객센터를 방문해 확인한 것으로 이렇게 모인 고객 정보는 기업의 마케팅 및 영업 전략으로 활용됐다. 더욱이 SK텔레콤은 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 노조원 지점 내방 시 응대 가이드’라는 내용의 서류를 상담원들에게 전달, 대비한 것으로 나타나 조직적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문제는 이들이 이렇게 대비를 했음에도 700여명의 노조원 중 약 11%에 달하는 77명이 자신의 동의 없이 SK텔레콤 가맹점에서 임의로 서명한 서류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실제 이날 평택·화성에서 왔다는 한 조합원은 자신의 가입서식지를 공개하면서 “제3자 정보제공에 자신의 사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글씨체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기함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일개 직원이 결정한 것이라 볼 수 없고 우리가 무작위로 본 게 이정도인데 전수조사를 하면 더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불법적인 개인정보의 유출사례는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 고객센터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브로드밴드 마포고객센터의 경우 인터넷 포털 사이트 상에서 영업을 하기 위해 회사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로 선임된 관리자가 해당 센터 노동자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포털 사이트에 다량의 ID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 시 제공했던 개인정보를 이용해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 영업을 위한 카페가입, 메일 발송, 게시판 글 작성 등이 일어난 것이다. 흔히 들어가는 카페 등에서 유령처럼 활동하면서 가입을 유치하는 수법이다.
이에 대해 권두섭 민주노통 법률원 법률원장(변호사)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는 고지 후 수집하게 되어있고 제3자 정보제공은 반드시 동의를 받는게 철칙인데 임의로 확인한 결과만 11%나 동의 없이 날조돼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범죄”라며 “또한 취업 시 제공한 개인정보 역시 사측에서 멋대로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검찰이 이 사건을 회사측에서 은폐할 수 없도록 빠른 시일 안에 압수 수색해달라”고 촉구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역시 “얼마 전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악용 사례를 보더라도 법 위반을 통해 SK텔레콤을 비롯한 자회사들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했는지 사실 그대로를 해명해야 한다”며 “향후 방통위, 미래부, 검찰 고발까지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해관 통신공공성포럼 대표도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SK텔레콤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 시 제공한 개인정보가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것도 문제인데 이를 날조하고 악용한다면 정말 밑도 끝도 없이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전국적인 규모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는 명백한 본사개입으로 봐야하고 시민들의 힘으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참여연대와 통신공공성 포럼 등은 이번 개인정보 서명도용 등과 관련해 신고를 받을 예정이며 이와 관련된 피해자 소송 등까지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