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지난해 마케팅비로 9조 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전년대비 10% 이상을 늘리며 ‘마케팅 전쟁’에 앞장섰다.
1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해 마케팅비용으로 총 8조8220억 원을 사용, 2013년 7조9453억 원보다 11%를 늘렸다.
3사 모두 전년대비 마케팅비용이 늘었고, 특히 KT(회장 황창규)가 17.6%,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가 14.2%를 늘렸다. 특히 가입자가 SK텔레콤의 60% 수준인 KT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2013년 SK텔레콤보다 분기당 2000억 원 이상을 적게 써 왔던 KT는 지난해 2~4분기 SK텔레콤과 거의 같은 수준의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KT는 지난해 말까지 1732만3588명의 가입자를 확보, 점유율 30.28%를 기록해 2013년 말 30.09%보다 0.19%포인트 끌어 올렸다. KT측은 "무선단말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고객혜택 증가, 유선 사외채널 판매비중 확대 등으로 마케팅비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마케팅비로만 2조 원 이상을 썼다. 2013년 4개 분기 모두 4000억 원 수준에 머물렀던 마케팅비가 지난해엔 단통법 이슈로 시장이 얼어붙었던 3분기를 제외한 1,2,4분기에 5000억 원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이 1분기 1조1000억 원의 역대 최고액을 쓴 후 2~4분기에는 전년 수준에 못 미치는 금액을 투입한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IPTV 시장의 급성장이 이어지면서 유선 부문을 안고 있는 KT와 LG유플러스가 유선 마케팅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기별 마케팅비를 비교해 보면 ‘단통법 효과’는 없었음이 명백했다. 단통법이 시행된 4분기 통신 3사의 마케팅비 지출은 총 2조1469억 원이었다. 2013년에는 2조1000억 원 이상을 썼던 분기가 없었다. 단통법 시행 직전과 직후 잠시 몸을 움츠리는 경향이 보였을 뿐 오히려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원금 대상이 전체 가입자로 확대되면서 마케팅비용이 오히려 급증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