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조원…땅부자 KT의 비애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KT와 KTF가 합병한 이후 5년간 1조원 이상의 토지 자산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말 합병KT의 토지 자산은 802만6769㎡(242만8097평)이었다.당시 공시지가로 5조5051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5년이 지난 현재 약 1조원의 부동산이 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T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는 총 618만8077㎡(187만1893평)으로 2009년 당시보다 183만8692㎡(55만6204평)이 줄어들었다. 현재 공시지가도 4조4084억원으로 1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매년 2000억원 가량의 토지 자산이 사라진 셈이다.
건물자산까지 포함하면 KT 부동산 자산의 감소규모는 훨씬 커진다. 2009년말 KT는 총 면적 899만9468㎡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361만8705㎡로 무려 60%(538만763㎡)나 줄어들었다.
KT의 부동산 자산 매각은 이석채 전 회장시절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 전 회장 시절 KT는 목동, 반포, 용산, 노량진 등 서울시내 주요 국사를 매각했다. 총 9824억원 39개 부동산이 매각됐다. 당시 KT 부동산 자산 중 핵심시설로 평가받던 목동 정보전산센터도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 2320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특히, 이 전 회장이 연임을 앞둔 2011년에 매각된 부동산은 총 20개로 매각가는 4703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각대금의 절반가량이 이 해 집중됐고 이 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이 전 회장은 구 시가지를 중심으로 전화국사를 매각해 발생한 자금으로 비통신 분야에 투자해 지속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KT렌탈 인수, 콘텐츠 분야 투자, 해외진출 등이 이뤄졌다. 아울러 이 전 회장은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2000원이라는 고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하지만 현재 황창규 회장은 KT렌탈을 다시 매각했고, 비통신보다는 기가인프라 등 통신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사상 첫 무배당 정책으로 소액주주들의 거센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KT의 시계는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1조원 이상의 부동산 자산은 KT품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