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SAT, 위성 구입 목적 2200억 외화차입
- 국민은행 등서 조달 '3650억 투자'...위성궤도 사수 '안간힘
KT그룹의 인공위성사업을 맡고 있는 KT SAT(케이티샛)이 새 위성 마련을 위해 대규모 외부 차입을 일으켰다. 지난 2011년 불거진 무궁화 3호 위성 불법 매각 사건으로 위성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케이티샛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국민은행 등 1금융권을 통해 약 2억 달러(약 2200억 원)를 조달했다. 이번 차입은 외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외환과 이자율 위험에 대비한 스왑계약 등도 함께 체결됐다.
조달자금은 위성 구입에 쓰인다. KT가 위성 매입을 위해 대규모 외화대출을 실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위성 구입에 드는 비용은 그룹 내부에서 조달했다. 이번 위성 구입은 케이티셋이 출범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자체 자금 외에 외부 차입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티샛은 지난 2012년 12월 KT의 위성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만들어졌다. 정부로부터 궤도와 주파수를 할당 받고 위성을 확보해 위성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된 사업이다. 현재는 코리아샛(KOREASAT) 5호, 6호, 8호 총 3기의 위성을 자체보유하고 있고 해외사업자로부터 위성중계기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케이티샛은 지난해 8월 새로운 위성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용연수가 지난 구형 위성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위성체 2대와 발사체 2대에 관제시스템까지 매입하는데 총 3650억 원이라는 거금이 소요된다. 케이티샛의 2013년 말 기준 자산(4918억 원)의 74%에 해당하는 대규모 투자다.
케이티샛은 회사 전체 자산의 대부분이 위성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케이티샛의 자산총계는 4796억 원인데 그 중 보유하고 있는 위성 3기의 장부금액만 2934억 원으로 61%를 차지한다. 지난 2013년에는 무궁화 위성 5호, 6호, 7호, 8호 총 4기에 대한 장부금액이 3214억 원으로 자산(4918억 원)의 65%가 넘었다.
|
당초 계획으로는 프랑스업체 두 곳으로부터 위성체 2대와 발사체 1대를 들여오기로 했었지만 미국업체로부터 발사체 한대를 더 들여오기로 하며 비용이 더 들게 됐다. 프랑스 테일즈 알레니아 스페이스(Thales Alenia Space)와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로부터 들여오는 위성체와 발사체, 관제시스템이 총 3061억 원 규모이고, 여기에 미국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의 발사체 1대 가격이 590억 원이 추가됐다.
지난 2011년 케이티샛이 무궁화 3호를 홍콩 회사에 불법 매각한 이후 내부적으로 신규 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궁화 3호가 할당받은 궤도가 등록 이후 3년 이상 비어있으면 회수될 위기에 처해있어 새 위성을 발사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고 무궁화 3호를 다시 매입해오는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KT관계자는 "오래된 위성을 새 위성으로 교체하기 위한 투자는 그동안 계속 진행 돼왔다"며 "이번에 매입한 위성은 테스트 등 단계를 거쳐 필요한 시점에 교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