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통신산업]KT 황창규의 '기가토피아' 전략부재...유선사업 매년감소세 불구 투자만 늘려
올해 상반기 유선사업 부문 매출 전년동기 보다 7.8% 감소한 2조6077억원으로 하락세
[기로에 선 통신산업]KT 황창규의 '기가토피아' 전략부재...유선사업 매년감소세 불구 투자만 늘려
올해 상반기 유선사업 부문 매출 전년동기 보다 7.8% 감소한 2조6077억원으로 하락세
[메트로신문 정문경 기자]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등 KT의 유선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선사업을 넘어서는 4000억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년 실적은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선시장에서 국내 최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KT는 이 시장에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의 유선사업분야인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점유율은 각각 80.9%, 42.2%를 차지한다. 지배적인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전략부재로 매출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KT의 유선부문 매출은 2010년 7조5340억원, 2011년 6조9510억원, 2012년 6조3930억원, 2013년 5조9650억원, 2014년 5조5390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하락세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KT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가입자 증대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결합혜택 확대로 매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KT는 올해 상반기 유선사업 부문 매출은 2조60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8288억원)보다 7.8% 감소한 수치다. 그 중 유선전화 매출은 1조1897억원으로 전년(1조3455억원)에 비해 11.6%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도 매출도 3.1% 줄었다.
매출 하락세에도 유선 부문 설비투자는 늘리고 있다. KT는 올 상반기에 4272억원을 투자했다. 무선 부문 설비투자액인 3171억원보다 더 많다. 아울러 KT는 올해 총 유선 설비투자액을 1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8000억원을 전망한 무선 설비투자액보다 43%가 많은 수치다. 무선 투자설비액은 2012년 2조1052억원, 2013년 1조2938억원, 2014년 9005억원, 올해 8000억원(추정치)로 매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유선 투자설비액은 2012년 1조1062억원, 2013년 1조2825억원, 2014년 1조2832억원, 올해 1조4000억원(추정치)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유선 투자가 무선 투자 규모를 역전한 것은 경쟁사들의 투자 추세와도 역행하는 구조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의 경우, 2013년과 2014년 설비투자액 중 무선은 각각 2조1450억원, 2조3160억원인 것에 비해 유선(SK브로드밴드)은 각각 6014억원, 5762억원이었다. LG유플러스는 무선 설비투자액이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9696억원, 1조2539억원인 것에 비해 유선 설비투자액은 각각 4974억원과 7697억원 수준이다. 무선 설비 투자액이 더 많다.
KT의 유선 부문 설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선 산업 전망은 어둡다. 방송통신위원회 '2015년도 주요 업무계획' 발표에 따르면 유선전화 시장은 지속적인 마이너스 성장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통위는 유선전화 고객이 이동통신으로 이동하면서 매출, 가입자 모두 감소할 거라 내다봤다. 2014년 4조2000억원 규모에서 올해 3조8000억원 규모로 축소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선전화 사업은 이미 전망이 어둡다. 초고속인터넷과 IPTV 서비스도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이 낮다. 그래서 투자금액은 늘어도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가정용 와이파이 구축과 같은 무선서비스와의 결합과 IPTV 서비스 성장성을 보고 유선 부문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들이 얼마나 시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KT는 기가인터넷에 희망을 걸고 있다. KT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기가인터넷 기반시설에 총 4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아직 기가인터넷은 매출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LTE 속도 향상으로 인한 기가인터넷의 가치 감소와 시장의 더딘 성장, 여기에 유료방송 가입자 정체까지 이어질 경우 KT 유선사업은 턴어라운드는 사실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