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 회장 기자간담회 소감문 작성 지시…현대판 용비어천가?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KT가 지난달 23일 황창규 회장의 기자간담회 직후 직원들에게 관련내용으로 소감문을 작성토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KT측은 "일부 부서에서 그런 것"이라면서도 경영진의 의도를 스터디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7일 KT새노조 게시판에 따르면 KT의 사내망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사측의 감상문 작성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사용자는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 감상문도 쓰라 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이 사용자는 “진짜 민족의 태양이십니다”라며 “무슨 기자간담회 감상문을 쓰라고.. 쓰러지겠습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소감문 작성요청 공지글 캡쳐사진을 게재했다. 그가 공개한 공지글은 ‘[작성요청]대한민국 통신 130년 기념 CEO기자간담회 감상 소감’이란 제목으로, “각 팀별로 A4 반 페이지 작성해서 10시 30분까지 저에게 보내달라”며 “수합·정리해 제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게시물은 이후 3일간 조회수 2,267건에 수십건의 댓글이 달렸다. 이하 댓글에선 “임금 부채 사건 이후로 지들이 진짜 대감이라 생각하나보네”, “아니 초딩도 아니고 이런 걸 왜 감상문으로 쓰지”, “나중 정치권 진출??”, “시킨 그 상무보가 궁금하네요. 지인 분들에게도 자주 말하지만 그 직급 자체를 없애야 합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인 가운데 “난 좋았던 것 나빴던 것 그냥 적어냈는데, 우리가 너무 열린 조직인가?”라는 반응도 존재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어느 부서에서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사적으로 내려온 것은 아니다”며 “일부 부서에서 지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시 자체는 이해가 된다”며 “일반적, 상식적으로 봤을 때 당연히 공부해야할 사항이다. (회장님 발표를) 스터디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것은 당연한 사항”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또 “이것 말고도 삼성이나 다른 곳에서 발표하는 것들도 업무에 활용하기 위해 다 공부한다”며 “근데 내부에서 발표하는 것도 아예 안본다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가 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걸 일부 직원들이 불만을 갖고 ‘그런 것 관심 없어, 하던 일만 할래’라고 곡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회사에 관심이 없는 직원들의 불만사항 정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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