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한 계열사를 팔아 큰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KT는 2010년 이후 5년간 11개 기업을 M&A하면서 총 4738억 원을 썼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이뤄진 일이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 보고서를 기준으로 계열 편입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M&A 비용은 계열 편입된 시점의 투자액을 말한다.
인수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2011년 인수한 비씨카드(대표 서준희)로 2658억 원이었다. 최근 5년간 전체 M&A 금액의 56%를 차지했다. 비씨카드는 지난해 123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1조 원의 적자를 낸 KT에 효자 역할을 했다.
인수 금액 2위는 금호렌터카였다. KT가 2010년 4월 1152억 원에 인수했다. 금호렌터카는 KT그룹이 인수한 뒤 KT렌탈로 사명이 바뀌었고, 올 5월 롯데그룹에 매각된 뒤 롯데렌탈로 다시 바뀌었다.
KT는 KT렌탈 매각으로 크게 남는 장사를 했다. 매각 대금은 7631억 원으로 금호렌터가 인수 금액은 물론 5년간 전체 M&A 비용보다도 61%(2893억 원)나 많았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현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이남기)과 KMP홀딩스(현 KT뮤직, 대표 김성욱)의 인수 금액이 각각 213억 원, 200억 원으로 3,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KT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사업 다각화를 위해 소프트웨어개발업체 엔써즈를 160억 원에, 온라인교육업체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78억 원에, 광고회사 스마트채널을 65억 원에 각각 사들이는 등 활발한 M&A를 추진했다.
하지만 비씨카드나 KT렌탈, KT스카이라이프를 뺀 나머지 업체들은 인수 후 실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엔써즈와 KT이노에듀, 스마트채널 등은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황창규 회장은 작년 취임 후 비 통신계열사 등을 정리하고 본업인 통신사업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스마트채널과 티온텔레콤은 청산하고 엔써즈와 그린카(구 그린포인트) 등은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