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의 슬림화' 속도전…KT 계열사 2년새 14개 줄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KT가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계열사 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혔던 비대한 인력 규모도 지난해 명예퇴직 실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KT의 연결 대상 종속기업은 모두 54개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말과 비교하면 14개가 줄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월 KT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후 비통신 계열사 매각을 통한 조직 슬림화를 강조해 왔다.
올해 초 KT렌탈을 롯데그룹에 넘긴 데 이어 KT캐피탈도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인 JC플라워에 매각하면서 굵직한 사업 재편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KT는 올해 들어서만 15개 자회사를 매각이나 청산을 통해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면, 올해 지분 취득으로 새롭게 계열사로 편입되거나 신설한 법인은 4곳에 불과했다. 조직 슬림화가 일단락되면서 당초 목표로 제시했던 재무구조 개선에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KT의 올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54.4%다. 전분기 대비 0.8% 포인트 높아졌지만 지난 1분기 말 187.5%와 견주면 대폭 낮아진 수치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자회사들을 잇따라 매각하면 연결 기준 차입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매각 직전 KT렌탈과 KT캐피탈의 차입금은 각각 약 1조9천억원과 약 1조4천억원에 달했다. 두 회사 모두 실적 면에서는 알짜 자회사로 꼽혔지만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특성상 차입금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아울러 지난 2분기 KT렌탈 매각대금 1조200억원 가운데 KT 몫인 7천721억원이 유입됐고, 3분기에는 KT캐피탈 매각대금 3천17억원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일부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재편과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인력 줄이기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T는 그간 경쟁사에 비해 지나치게 직원 수가 많아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KT는 지난해 명예퇴직을 통해 8천여명의 직원을 내보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말 현재 KT의 직원 수는 2만3천575명까지 줄었다. 2013년 말 3만2천451명과 비교하면 약 8천900여명이 줄어든 셈이다.
다만, KT는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설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신광석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0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사 대비 인력이 많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지만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