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 차세대 먹거리는 군납?
[연합뉴스20]
[앵커]
군 장병들의 유용한 통화 수단인 군 공중전화.
요금을 내리라는 국방부의 요구에도 KT는 찔끔찔끔 생색만 내더니 이제는 국가와의 계약마저 외면하며 아예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 공략과 미래 성장 동력을 고민해야 할 거대통신사가 내수도 아닌 군납으로 수익을 보전하려 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경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4년까지 군 장병이 군대에서 가족에게 공중 전화를 걸면 일반 휴대전화보다 턱없이 비쌌습니다.
일반 휴대전화 요금은 1초단위로 부과되지만 군 공중전화는 1초만 통화해도 1분치 요금이, 콜렉트콜은 '여보세요' 한마디에도 3분치 요금이 부과됐습니다. 국방부는 올해 초 통신사에 요금 인하를 요구하고 신세대 장병을 위해 문자와 화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 영상 전화기 도입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입찰 결과 KT외에도 관련 기술을 보유한 4개 사업자가 추가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이는 곧바로 기존 군 이동전화 최대 사업자인 KT의 방해에 부딪혔습니다. 비싼 요금 때문에 군부대 상당지역의 물량을 빼았기자 기존 전화기를 철거하지 않고 차일피일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국방부 입찰제안서는 KT 등 기존 전화기 철거 마감기한을 사업자 선정 1개월 이내, 지난 11월말까지로 명시했습니다. 이미 제안 내용을 이행하지 않았으니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부정당업체로 간주되고 계약이 무효될 수 있습니다.
부정당업체는 또 향후 공공기관 입찰 참여가 제한되는데 KT는 당장 내년에 있을 2조5천억원짜리 국가 재난망 정비 사업 입찰 참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KT는 군 통신계약담당자에게 현금을 주며 로비를 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6개월 간 정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해 수천억원의 공공 물량을 경쟁사에 빼앗긴 바 있습니다.
KT는 황창규 회장 주도로 에너지와 의료 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전략 5가지를 내놨지만 별 성과가 없자 슬그머니 5세대 이동통신(5G)과 사물인터넷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등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의 성과없이 군납같은 기득권 사업에만 몰두한다면 공룡 KT의 미래는 더욱 더 암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