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철도해고자 자살 …‘사회적 타살’
2011-11-23 오후 2:51:33 게재 |
KT선 자살·과로사 15명, 쌍용차 19명 등 … 정리해고 후유증 치유 시급 쌍용차 해고자와 KT 직원들의 연쇄 사망에 이어 이번엔 철도공사 해고노동자가 자살했다. 철도노조는 지난 21일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해고노동자 허광만씨의 싸망을 '해고로 인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허씨는 2009년 철도 파업 당시 부곡기관차 지부장으로 있다가 해고됐다. 그는 이후 노동위원회 등을 통해 복직노력을 해왔고, 최근까지도 행정소송을 진행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데, 올들어 '해고로 인한 스트레스성 장애'로 병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긴급 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노조는 '허씨의 사망은 부당한 해고로 인한 타살'이라고 규정했다. 노조 관계자는 "2009년 파업과 관련해 110명의 조합원이 해고된 상태"라며 "사망 직후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다가 대전 본사로 밀려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KT 안동 네트워크서비스센터에서 일하던 김 모씨는 지난 19일 새벽 돌연사했다. KT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올들어 15명인데, 그중 자살자는 3명이다. KT 새노조는 "김씨가 평소 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업무강도가 높아졌고, 스트레스가 극심한 사정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KT 네트워크서비스센터에선 지난달 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지난 10일엔 쌍용차 희망퇴직자 차 모씨의 아내 오 모씨가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지난 2개월 사이 쌍용차 재직자 2명과, 희망퇴직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사태 이후 사망자는 모두 19명으로 늘어났다. 노동계는 이에 대해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일상적인데다가, 폭력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된 이창근 전 노조조직실장은 "우리나라 기업의 정리해고는 폭력적으로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며 "노사 자율적으로 정리해고 상황을 해소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은 막판에 공권력을 동원해 반인권적으로 해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무분별한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구조조정 계획과정부터 정부의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KT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KT의 경우 퇴출프로그램에 의해 매년 수백명 수천명씩 희망퇴직을 했다"며 "수시로 일방적 전환배치를 당하고 실적을 요구받으면서 면담이 이뤄지면 대부분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KT에서 지난해 이후 재직중 18명이 사망했다"며 "이대로 방치해선 안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강경흠 기자 khkang@n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