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앱스토어 접속을 KT가 차단해 국내외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그동안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SK텔레콤이 공식적으로 KT편을 들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2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지난 스마트TV 차단 사태는 통신사업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트래픽을 발생시킨 제조사와이 충돌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데이터 트래픽을 과도하게 발생시키는 주체는 통신망을 이용하는데 대한 정당한 대가를 내는 것이 당연하며, 이를 내려 하지 않는 제조사들과 통신사들의 충돌은 어느정도 예정돼 있는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하 사장은 "과다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투자 분담은 없어 괴로운 상황"이라면서 "통신사는 고객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 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수익구조 역시 악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하성민 사장은 삼성전자가 스마트TV를 이용해 분명한 '수익사업'을 하면서도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는 것은 '상도의'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망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사업을 했다면 인프라 이용에 따른 대가도 지불하는 것이 '비즈니스 룰'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이 대가를 지불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KT와 충돌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가 속속 탄생하고 있는데, 통신사업자는 이로 인한 이윤이 발생하면 이를 다시 네트워크에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고리를 갖추고 있지만, (그 투자에 동참하지 않고) 통신사가 감내할 수 없는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 이익은 다른 사업자가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거래 도의를 위반한 것이며 해당 주체들은 이에 대한 균형점을 속히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SK텔레콤 임원은 "구글도 같은 맥락에서 트래픽 과도 발생에 따른 망이용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하 사장은 "KT와 삼성전자의 그같은 분쟁도 결국 이 균형점, 룰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던 것"이라면서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데 조속히 룰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