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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포털에 망 이용료 물린다

매일경제 | 12.05.03 04:03

스마트TV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통신량(트래픽) 부담이 가중되면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유선통신 3사가 네이버, 다음, 구글 등 인터넷 업체에 통신망 사용 대가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유선통신 사용 대가를 콘텐츠 제공업체에 물리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선통신사와 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주요 인터넷 포털 업체를 상대로 별도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자 간 정산원칙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의 골자는 이동통신 사업자끼리 통신망 이용 대가를 서로 주고받는 '상호 접속료' 개념을 유선 인터넷 업체들에도 적용한다는 것. 사업자 간 요금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가바이트(GB)당 75~100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를 운용하는 구글, 플랫폼 사업을 하는 애플 등 외국 사업자들은 한국법인에 '이익금 반환 소송'을 통해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 사업자나 유튜브 등 동영상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돈 버는 만큼 수익을 부담하는 원칙을 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철저하게 트래픽(통신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은 통신료를 부담하기 때문에 과금 대상이 아니다. 사업자 과금으로 인한 수익은 100% 네트워크에 재투자하거나 콘텐츠 펀드 등을 운용해 사용할 계획인 만큼 이용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통신 업체들은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구글 등 국내 주요 포털 사업자와 일부 동영상 사이트 등 30~40개 업체가 과금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순수 공익 목적의 트래픽'은 과금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방침도 세웠다.

네이버 등 포털 업계는 "이미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이용료를 내는 등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데 추가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인터넷 혁신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통신 3사가 이처럼 과금을 부과하기로 한 것은 엄청난 통신량을 유발하는 스마트TV가 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 선제 조치를 취하자는 전략에서 나왔다. 특히 포털 다음이 '다음TV'를 내놓으면서 3사 합의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한국은 동영상 트래픽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실제로 구글은 한국의 유선인터넷(PC) 대비 모바일 사용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 사용량도 2010년 대비 2011년 5배나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통신사의 망 투자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통신사 매출은 정체다. KT는 2001년 21조9901억원 매출에 1조95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0년만 해도 20조3391억원 매출에 2조137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 9.9%를 기록했으나 2011년에는 8.9%로 떨어졌다. 반면 네이버와 다음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을 지속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2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다음도 27.1%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권순엽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망 중립성은 구글이나 애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서비스를 무기로 세계에 영향을 미친 미국에는 어울리지만 한국 등 아시아, 유럽에는 맞지 않는다"며 "특히 트래픽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국에는 상황에 맞게 게임의 법칙이 새로 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 황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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