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대선 공약… 긴축 의지 강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58)이 공기업 경영진의 임금을 최고 68%까지 삭감하는 안을 발표했다. 정부 각료들의 임금을 삭감한 것에 이어 공기업 경영진의 임금을 삭감함으로써 정부비용 절감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 정부가 공기업 경영진의 연봉에 제한을 두는 방안을 발표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새로운 공기업 경영진의 임금상한선 규정을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선 당시 프랑스 내 52개 공기업 경영진의 임금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하며 경영진의 임금이 노동자 최저임금의 20배를 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을 포함한 각료들의 보수를 30% 삭감했다. 현재 올랑드는 월급으로 1만4910유로(약 2179만원)를 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공기업 경영진은 일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을 감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재계 인사들도 프랑스 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는 빈부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올랑드의 경영진 임금 삭감을 지지하고 있다. 프랑스경제연합회 로랑스 파리조 회장은 최근 방송에서 “사회 화합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0일 보도했다.
공기업 경영진과 노동자들의 임금 격차 문제는 경제위기로 인해 긴축정책을 추진 중인 유럽 국가들에서 큰 이슈 중의 하나이다.
프랑스 공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평균 보수는 2000~2010년 연간 15%가량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노동자 평균임금은 2~3%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이번 임금 삭감으로 급여가 가장 많이 줄어드는 공기업 경영진은 프랑스전력(EDF)의 최고경영자로서 연봉 약 155만유로(약 22억6500만원)를 받고 있는 앙리 프로글리오이다. 현재 최저임금의 64배 정도에 달하는 급여를 받고 있는 프로글리오의 임금은 68%가량 삭감돼 50만유로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경제연합회 파리조 회장은 경영진 임금 삭감을 민간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프랑스를 고립시킬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또 우파 정당들은 공기업의 우수한 경영진이 민간기업이나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