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인 4만5000여 조합원을 거느린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4년 만에 파업한다. 조합원 3만여 명의 기아차노조도 3년 만에 파업 행렬에 동참한다. 13일, 이미 부분파업을 시작한 한국GM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등 금속노조 산하 전국 211개지회 13만 명이 13일 동시에 주야간 4시간의 경고성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4년 만의 금속노조 총파업이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상철)는 12일 오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 요구사항 쟁취와 임금 및 단체협약 투쟁을 위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13일 1차 총파업에 이어 20일에도 2차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루씩의 부분파업인 만큼 전체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현대차는 이날 파업으로 4300대 생산(약 880억원 추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정국 속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유럽발 경제위기 속 올 한해 하투(夏鬪)를 예고하는 첫 행보라는 점에서 산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속노조 비가입 노조인 쌍용차와 르노삼성(노사협의회)를 제외한 전 완성차 회사가 파업에 돌입하는 자동차 업계의 우려가 특히 높다. 내수 자동차 시장은 상반기 6.0%(수입차 제외) 감소하는 등 어려운 국면이다.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로 하반기 수출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이슈가 대두된 것이다. 어느 곳에서 2009년 기아차의 악몽이 재현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그 해 임금협상이 해를 넘어가며 8개월 동안 이어졌고, 11차례에 걸친 파업으로 4만8000대(8600억원ㆍ사측 추산)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올해는 현대차 노조도 가세했다. 현대차는 11일 교섭재개 요청 공문을 낸 데 이어 12일 사내 소식지 ‘함께 가는 길’을 통해 “이미 수 차례 밝힌 바처럼 올해 임금협상을 조속하고 원만히 해결할 의지가 있다”며 대화 재개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나섰다. 문제는 앞으로도 더 큰 험로가 예상되는 점이다. 노동계는 대선을 앞둔 가운데 다분이 정치색을 띄고 있다. 수 년째 논의만 돼 온 노사 쟁점을 한번에 해결하겠다는 각오다. 이들의 4대 요구사항은 심야노동을 없애기 위한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과 원ㆍ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비정규직 철폐,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 부활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노사정의 시각차가 크다. 여기에 각 회사 노사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대부분 남아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에 대해 12일 논평을 통해 “금속노조 총파업은 민노총의 지침에 의한 정치파업이므로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청히 대처, 하반기 노동계의 불법투쟁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형욱 기자 - nero@aj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