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KT마저 뚫렸다.  해커들은 수개월 동안 870만명에 달하는 KT 가입자 개인정보를 빼돌렸다.
국내 대표 IT기업마저 갈수록 교묘해지는 해킹 수법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어쨌든 소는 잃은 셈이다.  문제는 외양간을 고칠 생각도 없는 듯하는 점이다.

KT가 피해자들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준비한 것은 올레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 확인 서비스를 위한 팝업창을 띄운 것과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사과 문자를 발송한 것뿐이다.  1일 현재 이석채 KT 회장의 사과는 물론 KT 홈페이지마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사항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렇다보니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비롯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KT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글과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카페나 모임이 개설되고 있지만 KT는 별 반응이 없다.

지난해 이맘때 해킹으로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커뮤니케이션즈와 132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을 당한 넥슨도 해킹 사실이 밝혀진 이후 향후 보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KT는 방송통신위원회 품에 안겨 있을 뿐이다.  현재까지 모든 후속조치와 대책에 대한 이야기는 방통위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현재 개인정보와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 조사단을 통해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보상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는 만큼 KT는 방통위로부터 심각할 정도의 조치를 받으리라 생각지 않는다.  지금껏 그러했듯 약간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의 솜방망이 처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해킹 피해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앞으로 남은 2차, 3차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의 몫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KT의 진정한 사과와 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