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자 보호에 관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주목할 만한 결정이 나왔다.

2일 참여연대에 따르면 권익위는 8월 28일(8월 31일 송달), KT(회장 이석채)는 세계 7대 경관 국제전화요금 부정 의혹 공익신고자인 이해관 KT새노조위원장에 대한 부당 전보 조치를 철회하라는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다.  이는 공공기관이 아닌 거대 민간기업의 부정의혹을 신고한 공익제보자의 보호조치 결정의 첫 사례로서 그 의미가 크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주관한 KT가 해외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소비자들에게는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언론에 알려 큰 사회적 관심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3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고 KT는 신고이후인 5월 7일 문자메시지로 “경기북부마케팅단 소속의 경기도 가평지사로 출근하라”고 일방 통보했다. 경기도 가평은 이 위원장에게 어떠한 연고도 없는 지역일뿐더러, 현 주소지인 안양 평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편도로 3시간 11분이 걸리는 먼 거리다.

이 위원장은 전보 조치 후 참여연대에 도움을 요청했고,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단은 공익신고 이후 무연고 지역 전보발령 인사조치는 공익신고자에게 가한 명백한 불이익 조치로 공익신고자보호법 15조 불이익조치의 금지를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해관 위원장과 참여연대는 지난 5월 22일 이해관 위원장과 함께 권익위에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요청했다.

권익위는 재결서를 통해 “KT가 신청인을 연고지에서 멀리 떨어진 기피부서에 전보조치한 것은 ... 공익신고에 대한 보복적 조치를 함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에서 행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신청인이 받은 불이익 조치는 공익신고 등으로 인한 불이익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주식회사 KT대표이사 회장은 ... 이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청인 거주지(안양 평촌)를 고려해 출퇴근이 용이한 근거리 근무지로 전보조”할 것을 요구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공익신고의 전체적인 내용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표현에서 보듯, 신청자의 주장이 대체적으로 사실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참여연대측은 해석했다. 다만, 권익위는 이번 공익신고의 원인인 KT의 세계 7대 경관 국제전화요금 부정 의혹에 대한 명확한 판단은 하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KT가 권익위의 이번 결정에 처분취소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등 반발하는 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세계 7대 경관 국제전화요금 부정 의혹에 대한 진상을 스스로 밝힘과 더불어, 이번 권익위의 결정을 하루라도 빨리 이행하고 공익제보자 탄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