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8월 27일 민간기업 대상 최초로 ‘공익신고자 보호조치 결정’를 내린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에 대해 KT 사측이 한 달이 넘은 지금껏 아무런 조치 없이 이에 따르지 않고 있음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해관 위원장은 지난해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를 주관한 KT가 해외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이용자들에게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한 의혹이 있음을 언론 등에 알려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자 KT는 이 위원장의 복직 시점에 맞춰 출퇴근에만 5시간 이상 걸리는 무연고지 가평지사로 발령을 내는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다고 한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면밀한 조사를 벌여 이러한 불이익처분이 이 위원장의 공익신고 행위에 대한 보복적 조치임을 밝혀내고 그 시정을 명한 것이다.
공익신고자보호법의 규정에 따르면 KT는 30일 이내에 이 위원장에 대해 근거리 근무지로의 전보조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있다. 기일이 지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행정소송을 제기한 때문으로 보이는데, 참으로 구차한 대응이 아닐 수 없다. 일단은 국가기관의 요구를 받아들인 다음 사실과 법리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공적인 대기업의 도리가 아닌가 한다.
공익신고는 우리 사회를 더욱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양심적 행위이다.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된 것이다. 그간 국민의 자산으로 성장해온 KT는 이러한 공익신고제도의 의의를 존중하고 지금이라도 이해관 전위원장에 대한 불이익처분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익신고보호 제도가 진정한 실효를 거두기 위해 관련 법률의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2012년 10월 5일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 ∥ 재단법인 호루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