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이 한 시민단체에서 진행 중인 '2012 투기자본 앞잡이' 선정투표 후보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투기자본 앞잡이 및 투기자본 먹튀에 저항했던 수상후보들을 단체와 개인, 네 부문으로 나눠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는 홈페이지(http://www.specwatch.or.kr/korean/vote2012_write.php)에서 할 수 있으며, 오는 25일 자정 12시에 마감된다.
이석채 회장은 '투기자본 앞잡이 개인부문' 후보에 올라와 있으며, 투기자본감시센터 측은 그 이유로 "KT 회장으로서 대주주인 외국계 투기자본을 위해 소비자에게는 고가의 통신요금을, 노동자에게는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퇴출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이에 항의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에게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투표시 참고할 수 있도록 관련기사 주소도 표시해뒀다. 이는 지난 6월 KT가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KT공대위)'와 'KT노동인권센터' 등 자사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던 것을 비판한 기사다.
KT 측의 고발 문제에 앞서, 이미 올해 초부터 이석채 회장과 KT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시민단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금융소비자협회, 대학생사람연대, 사회당, 새로운노동자정당추진위원회, 저축은행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진보신당, 카드론보이스피싱피해자모임, 투기자본감시센터, KIKO피해기업공동대책위원회 등이 있다. 이들의 주장은 KT가 2002년 민영화된 이후 OECD 최고수준 통신비로 고배당을 지속하고 있고, '비밀퇴출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으며, 2009년 취임한 이석채 KT 회장이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는 것이다.
우선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민영화 이전인 2000~2002년에는 평균 15%였지만, 민영화 이후인 2003~2010년에는 평균 51%로 급증했다. 이는 민영화 이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자사주가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에서 지분의 반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이 사실상 최고 주주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KT는 1997년 이후 비밀퇴출프로그램 'CP'에 의해 퇴출된 직원과 자연감소분은 포함하지 않고도 2만9362명에 이르는 엄청난 인력을 회사 밖으로 내모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직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2010년 이후 무려 20명의 직원이 자살, 돌연사, 과로사 등으로 사망했다는 주장도 있다. 마지막으로 이석채 회장 취임논란 문제는 그가 부임전 SK의 이사로 타 경쟁회사의 임원이었기 때문에 정관상 회장에 취임할 수 없었는데, 정관을 바꿔가면서까지 회장이 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석채 회장은 김영삼 정권 때 민영화를 위해 김현철과 공모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 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한편, 이석채 회장과 KT에 맞서고 있는 KT 새노동조합은 '투기자본 먹튀에 저항 또는 감시활동' 단체부문 후보에, KT의 직원 퇴출프로그램 및 투기자본의 부당성을 제기한 권영국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는 개인부문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