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새 정권과 같이 갈까? | ||||||
임기 2년 남았지만 상당수 통신인사 회장직 기웃거려 자리 ‘흔들’ 노조탄압, 낙하산위주 편파인사에 불법‧부실경영 평판은 최대 약점 | ||||||
| ||||||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KT 이석채 회장(사진)이 새 정권이 출범해도 KT회장직을 계속 수행할까. 교체가능성도 없지 않다. 상당수 인사들이 KT회장 자리를 노려 줄 대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회장에 대한 그동안의 경영평가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불법과 부실경영에 무게중심이 더 실리고 있는 것도 임기 2년을 남겨놓은 이회장의 도중하차를 점치게 한다. ‘MB정권 낙하산’으로 KT회장 자리를 꿰찬 이회장의 교체가능성이 이런 요인들에 의해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이런 분위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KT 회장직을 노리는 상당수 인사들이 새 정권에 줄 대기를 하는듯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요즘 방송통신위원회나 통신분야 출신의 유명인사들 중 몇몇 인사가 KT 회장직을 겨냥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요로에 부탁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중에는 K,Y씨등 전직 방통위 출신부터 통신업계 CEO출신인사의 일도 거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에서는 그 수가 현재로서는 3~4명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KT가 민영화된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정권교체기 때면 회장교체 되고는 했다. 실질적인 주인이 없는 지배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회장자리는 ‘정권바람’을 인사권도 사실상 정권 몫이었다. 업무적으로 감독관청인 정보통신위원회의 감독과 규제를 너무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KT는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이 회장의 교체가능성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 근혜 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대표적인 MB의 낙하산 인사인 이 회장의 교체가능성이 대두되는 것은 이런 메커니즘에 비추어 너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회장은 이 말고도 재임기간동안의 실정이 새 정권 아래서 KT수장역할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인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인사전횡과 횡포는 정도를 지나쳐 비난이 끊임없는 형국이다.
도를 넘어선 인사전횡과 횡포
이 회장은 작년말 제주 세계 7대경관 의혹을 폭로한 노조위원장을 해고했다.KT가 지난해 진행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에 대해 ‘KT가 해외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소비자들에게는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언론 등에 폭로한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을 작년 12월 28일 해임한 것이다. KT측은 이와 관련 노조 활동과 상관없이 무단결근·조퇴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관 위원장과 시민단체들은 공익제보와 노조 활동에 따른 ‘보복 해고’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징계에 불복해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항의할 계획을 밝혔었다.
이해관 위원장은 ‘국제전화 의혹’을 폭로한 뒤 지난 4월 3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했다. 그러나 5월 7일 KT는 이 위원장을 경기도 가평지사로 전보 조치했다. 8월 28일 권익위원회는 KT에 전보조치를 철회할 것을 주문했으나 KT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12월 28일 KT는 무단조퇴와 결근을 사유로 이 위원장을 해고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이 위원장의 해임과 관련 “KT가 이렇듯 해임이라는 무리한 징계를 강행한 것은 세계 7대 경관 전화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를 확실히 입막음하기 위해 다른 구실로 재차 탄압하기 위한 의도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작년말 임원인사에서도 이 회장의 인사전횡이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 이 회장은 이 인사에서 내부의 유능한 통신전문가들을 홀대하면서 낙하산을 중용하는 비합리적 편파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낙하산 인사들을 대규모 승진시킨 것을 두고 범 영포라인과 ‘이석채의 사람들’의 장기 집권 포석이며 통신전문가들을 홀대, 성장 잠재력 훼손한 인사라는 등 의 혹평이 따랐다.
우선 MBC 앵커 출신으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뒤 KT에 합류해 GMC전략실 실장을 맡아왔던 김은혜 전무가 커뮤니케이션 실장으로 옮긴 것은 너무나 잘못된 인사라는 것이다. 방송사에 근무했다고 해서 홍보를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넌센스라는 것이다. 능력과는 전혀 무관한 ‘봐주기’ 정실인사의 전형적인 케이스라는 것.
김홍진 글로벌&엔터테인먼트(G&E) 부문 사장인사도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 있다. 브리티시텔레콤 글로벌서비스코리아 대표로 재직하다 2010년 9월 KT에 합류해 부사장으로 온 김 사장은 사장 대행 시절, 다른 기업에 전직하려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 이석채 회장으로부터 상당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KT내부에서는 이런 사람이 사장이 된 것을 두고, 어떤 큰 배경이 있 길래 승진했는지 모두들 의아했다.
G&E 부문 운영총괄과 시스템 사업본부 본부장을 겸임하게 된 임수경 전무의 인사도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국세청 출신의 임 전무는 2009년 국세청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승진해 주목을 받다가 올해 2월 KT로 옮겨와 1년도 안 돼 중책을 맡게 됐다. 신사업본부 본부장에 부임한 오세현 코퍼레이트센터(이하 CC) 신사업전략담당 상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동생이다. 그는 CC에 있으면서 별 실적이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사내 평가였는데 오 시장의 동생이라는 점 말고는 중책을 맡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인사라는 평가였다.
'KT 재건'자평에도 불법․부실 경영으로 점철 비판
이 회장은 인사말고도 경영 전반적에 걸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KTF와 합병 3주년을 맞는 지난해 6월 KT의 평가에서 이 회장의 경영에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 회장 스스로는 KT 재건 등 지난 3년에 대해 호평을 내린 것에 반해 KT 노조 측은 불법‧부실 경영으로 점철된 기간이었다고 낙제점을 매겼다. 노조와 KT전국민주동지회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어 “ 불법․부실 경영으로 인한 책임을 지고 이 회장이 자진해서 물러나야 한다”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 의 통합 3년 경영평가와 관련 당시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김성혁 연구실장은 “이석채 회장의 비통신 부분 확장은 사실상 재벌의 계열사 확대와 다름이 없다”면서 “이 같은 문어발 경영은 이미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으며 전문기업으로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며 통신과 관련 없는 투기적인 사업으로 손쉽게 돈을 벌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홍원표 정책실장은 “통신과 무관한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2007년 19개였던 계열사가 2012년 50개로 늘었다”면서 “여기에는 커피 유통, 렌터카, 부동산, 금융·보험회사 등 비통신 분야는 물론 광고, 물류, 시스템통합(SI) 등 일감 몰아주기용 업체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KT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서울 수도권의 ‘금싸라기 땅’을 팔아 문어발식 확장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이마저도 모자라 지난해 KT가 발행한 사채 규모가 2조”라고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KT 내부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KT 회장자리는 연봉 등에서 탐나는 자리
사실 이 회장의 실정이 아니더라도 KT 회장자리가 탐나는 자리라는 점에서 정권교체기에 이 회장의 중도하차 가능성은 충분하다. KT회장직에 오르면 천문학적인 연봉과 수십개에 이르는 CEO를 임명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된다는데 이를 노리는 인사가 없을리 없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회장직의 연봉은 일반 장관급이나 대기업 CEO의 연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최소 10억원 이상의 연봉과 성과급을 더하면 엄청난 연봉을 받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T회장직은 20여개 이상의 계열사 CEO의 인사 뿐만아니라 3만명 이상의 임직원을 거느릴 수 있는 막강한 위치"라며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을 감안하면 방통위원장 자리보다 더 매력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유는 20여개 이상의 KT계열사 CEO를 교체할 수 있는 힘이다.이 관계자는 "KT회장직은 20여개 이상의 계열사 CEO의 인사 뿐만아니라 3만명 이상의 임직원을 거느릴 수 있는 막강한 위치"라며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을 감안하면 방통위원장 자리보다 더 매력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석채 회장은 이래저래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