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주주, 통신사가 우선해야 하는 것은 누구인가?
- 실적 악화 속 고배당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통신 3사 2012년 실적발표가 끝났다. 예상대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모두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통신사업의 수익성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는 추세다. 롱텀에볼루션(LTE)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는 여전하다. 통신사들이 요금인하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하는 여력이 없다는 말은 사실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적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과연 이들이 하는 말이 진실인지 의구심이 든다.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LG유플러스를 뺀 SK텔레콤과 KT는 올해 각각 9400원과 2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SK텔레콤의 배당금 총액은 6551억원 KT의 배당금 총액은 4874억원이다. SK텔레콤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기준 작년 순이익은 1조2484억원이다. 전년대비 26.7% 감소했다. 배당액은 순이익의 52.7%다. KT의 K-IFRS 별도기준 작년 순이익은 7190억원이다. 전년대비 44.2% 감소했다. 배당액은 순이익의 67.8%다.
통신사업의 성장성도 떨어지고 수익도 나빠졌는데 배당은 그대로다. 불확실성이 커졌으면 배당을 줄여 회사 자금을 늘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상식이다. 비단 회사가 아닌 개인이라도 그렇다. 더구나 배당은 투자가 아니다. 사라지는 돈이다. 마케팅에 사용하면 고객을 1명이라도 늘릴 수 있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비싼 단말기 출고가 때문에 통신비가 올라간다는데 비싼 단말기 값을 통해 매출도 늘리고 이익도 본다. SK텔레콤은 관계사 SK네트웍스를 통해 KT와 LG유플러스는 직접 단말기 유통을 한다. 작년 3개사가 단말기 유통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총 15조8066억원이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9158억원이다. 통신사가 유통마진을 1조원 가까이 벌어들이는 상황에서 가격 때문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요금 배당 유통은 통신사 고유의 경영전략 영역이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체제다. 배당이나 유통을 요금과 연계해 강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고객이 있어야 회사도 있는 법. 통신사에게 중요한 것은 고객인가 주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