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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지난 14일 참여연대 등은 이석채 KT 회장의 퇴진 및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14일과 15일 양일에 걸쳐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KT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이 스스로 지금껏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었다. 이 회장은 왜 이처럼 노동·인권·시민사회 단체들로 부터 모진 비판을 받고 있을까.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오죽하면 특정 기업의 회장의 퇴진과 엄벌을 시민사회가 촉구하고 나섰겠습니까"라고 말이다. 이들 단체가 주장하는 건 이 회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라고 누구나 말하고 있는 이때 오히려 KT는 '기업의 사회적 범죄'로 보답하고 있다"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기업이었던 KT가 이 회장의 취임 이후 비윤리적 경영으로 병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이 잘못한 것들은 어떤 것들인가. 우선 KT는 흑자기업이면서도 엄청난 숫자의 직원들을 계속 해고로 내몰았다. 민영화 과정에서 3만 명이 넘는 직원들이 KT로부터 해고됐고 이 회장 취임 이후에만 6천 명의 직원들을 쫓아냈다. 잘 알려졌다시피 KT는 직원들을 괴롭혀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쓰게 만드는 'CP(c-player) 퇴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했다. 여기에 시달리던 직원들은 결국 자살과 돌연사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 취임 이후 4년 동안 확인된 사망 직원 수만도 73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또 최근에는 '제주 7대 경관 국제전화 사기 사건'을 폭로했던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을 해고시키기도 했다.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한 것 조차도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해고시켰다. 이는 누가 보기에도 공익제보자에 대한 명백한 보복조치였다. 또한 회사로부터 해고됐다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아 복직된 원병희 씨를 복직과 동시에 재징계해 자택인 전주에서 350km 떨어진 포항으로 인사조치 하는 등 거듭 인권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노동인권 탄압 경영을 BC카드, 스카이라이프, KTis, KTcs, KT텔레캅 등 모든 자회사로까지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KT는 감사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행정기관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그런데도 아직 이 회장은 이에 관한 어떤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검찰에 고소된 지 1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수사 중에 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전형적인 대기업 봐주기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의 보수는 44%(사내 이사 3인의 연봉은 무려 65억), 경영진의 보수는 123%를 올렸고, 이 회장 자신은 타워팰리스에 10억 짜리 호화 사택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한 KT 이사들은 모두 이 회장과 측근들 내지 MB 낙하산들이었다. 2013년 주주총회에 새롭게 추천된 신임 이사 후보들을 보면 사내이사의 경우 영국 국적의 이 회장 최측근 인사인 김일영과 이 회장의 고교 후배이자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의 사돈인 표현명이 추천됐다. 사외이사로 추천된 3인도 이 회장의 학교 후배, 송사의 법률대리인 등이어서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부적격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들 단체는 "기업지배구조가 동네 친목회 수준으로 전락한 필연적 결과로 KT 이사회는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는 데만 몰두했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높은 통신비 부담과 노동인권 침해로 귀결됐다"라고 비난했다.

 

KT는 배임혐의로 참여연대에 고발 당했다. 스마트몰(SMRT Mall) 사업의 경우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에 거듭 투자를 지시했고, 자회사인 KT oic 등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친인척에게 거액의 시세차익을 안겨줬다는 게 주된 혐의 내용이었다. 스마트몰 사업은 지하철 역사 및 지하철 광고를 노출시켜 광고수익을 통해 10년에 걸쳐 공사금액을 회수 하는 BTO(Build to Operation)사업이다. 2140억 원대의 광고권 임대 사업으로, KT가 수백억 원의 적자를 예상하고도 이 회장 지시에 따라 이 사업을 강행하고 당초 5억 원만 투자한 특수목적법인을 이후 60억 원을 재투자하면서까지 계열사로 편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이 회장 취임 직전인 2008년 10월 경에 심의위원회에서 사업결정을 한 것으로 이때에는 연대보증 없이 사업을 언제든지 철수 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 회장이 취임한 2009년 1월 그리고 4월 음성직 사장을 초청해 분당에서 주요 임직원을 강당에 모아놓고 음성직의 경영설명회를 듣도록 한 이후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됐다"라며 "이에 따라 2010년 3월에 금융계약체결에서 이 사업에 대한 연대보증을 하면서 KT의 사업위험이 커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2010년 8월 참여연대에서 음성직 사장을 고발하고 9월에는 KT 담당 직원이 구속되는 등의 이슈가 제기된 시점에 이르러서는 통상 정상적인 경영진이라면 사업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니 사업진행 방향을 재검토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정상이나, 이 회장은 오히려 2010년 11월에 지배구조 개선을 지시해 KT의 지분을 늘리는 방향으로 투자확대를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이 있은 후 불과 6개월 후에 작성된 내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1월의 투자 확대 결정에도 불구하고 매출, 수익 모든 점에서 사업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실무자들의 입장에서는 계열사로 편입은 재무구조가 좋은 회사면 모르나 그렇지 못한 경우 꺼릴 수밖에 없는데 CEO의 의지를 확인 했기에 그대로 증자를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내부의 직원들은 광고사업의 불투명한 사업성 때문에 큰 우려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와 같은 내부의 목소리와 우려는 이 회장의 지배구조개선 시나리오 지시 등에 따라 무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이 사업이 이 회장 취임 전에 결정된 것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또한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 설립에 KT가 2억, 이 회장의 8촌 친척이자 특수관계인 유종하 전 장관이 8억을 부담해서 설립했고 KT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은 후 유 전 장관 지분을 황경호 이퓨처 사장에게 넘기면서 KT가 증자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은 약 2년 만에 8억 원이나 되는 시세차익을 얻은 반면, KT는 비슷한 교육 콘텐츠 사업을 위해 무려 60억 원을 투자했던 KT에듀아이를 단 돈 7000만 원에 매각하게 되는데 이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업 인수와 기업 매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수혜자가 이 회장과 특수한 관계라는 점에서 명백한 배임 혐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들 단체는 주장했다. KT는 이 또한 "이석채 회장과 직접적인 거래를 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KT와의 주식 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긴 게 유 전 장관이라는 점에서 배임 혐의가 상당하다"며 "이 점은 유 전 장관도 KT가 바로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사내 윤리경영 문제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아서 이 회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먼저 매각을 했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장관이 회장으로 있었고 지금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이버MBA' 주식 인수의 경우에도 2010년 기준 주당 500원이었는데, 2년 만에 약 9배 증가한 4445원에 매입한 것은 합리적인 투자라고 볼 수 없다. 기존 주식가보다 9배 정도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매입해 지난해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77억 원 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이렇듯 이 회장 주변 인물들과 관계된 회사에 유독 비합리적인 경영의사 결정을 한 것은 배임 의도가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적자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친인척에게 거액의 이익을 안기는 이상한 거래를 했다. 시민단체에서 파악하고 있는 배임액 만도 2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이는 중범죄다. 이들 단체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가 실종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노동인권 탄압경영, 대국민 사기경영, 배임 경영 등 대기업 CEO로서 하지 말아야 할 모든 행동을 일삼고 있는 이 회장의 퇴진과 처벌이야말로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상으로 봤을 때 이 회장의 취임 이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경제민주화란 무엇인가. 국민과 사회로 부터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는 것 아닌가. 이 회장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확산되고 있다. 결단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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