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동통신 가입자 3월 한달간 20만명 이탈
이동통신 시장의 3월 번호이동 건수가 정부의 강력한 제재에 따라 보조금 경쟁이 다소 누그러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건수는 65만3422건으로 전월(84만6997건) 대비 23% 급감했다.
3월14일 KT의 영업정지기간이 종료되기 전 까지는 보조금 경쟁에 따른 번호이동이 극심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14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불법 보조금 추가 과징금 조치가 내려졌고 청와대에서 보조금 문제 관련 위법성을 검토하고 사법처리까지 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은 급격히 냉각기에 빠져들었다.
지난 한달동안 이통 3사의 번호이동 현황에서는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19만5789명의 가입자 이탈을 보이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SK텔레콤이 9만5602건 순증을 보였고 LG유플러스는 10만187건이 순증하며 이통 3사 중 가장 많은 순증을 보인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KT는 지난달 13일까지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공세에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 자사 가입자끼리 추가 비용 없이 무제한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T끼리 요금제’를 지난 24일 출시하면서 가입자를 확보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방통위가 불법 보조금 경쟁 주도 사업자 한 곳만 강력 제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섣불리 보조금을 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T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다.
그러나 KT도 SK텔레콤에 이어 자사 가입자 간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발표하는 등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며 본격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곧 유사한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있어 4월은 서비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주말 야간을 노려 ‘치고 빠지기’ 보조금이 횡행하고 있고 갤럭시S4 출시를 앞두고 보조금 경쟁이 재점화될 조짐이 보여 이통시장이 다시 과열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선 판매점들이 ‘보조금 빙하기’ 기간 발생한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결과”라고 선을 그었지만 “보조금 경쟁은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주현 기자 jhjh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