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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근로 없앴더니 부부싸움 늘었다?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 부부갈등 역효과 나타나 매일경제 | 입력 2013.04.03 20:45
 
밤샘근로를 없앤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가 근로자들의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 북구청은 최근 현대차 주간연속2교대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한 '지역산업 근무형태 변경에 따른 영향 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현대차 근무형태가 변경된 후 한 달간의 근로자들의 여가생활 실태, 가정생활, 교통문제, 상권변화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생활의 경우 연령대가 30ㆍ40대인 근로자 배우자들은 제도 시행 이후 가족관계가 좋아졌다고 평가했으나 중장년층으로 넘어갈수록 오히려 부부관계가 나빠졌다는 상반된 평가를 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와 면담한 한 주부는 "남편이 야간조를 할 때는 전화 소리 등이 들리지 않게 거의 숨을 죽이고 살아야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가정생활이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주부는 "20년간 서로 말도 거의 하지 않고 살다가 같이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서로 간섭해 잔소리를 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평가를 한 연령대는 대부분 50대 이후로 알려졌다. 20~30년간 남편의 주야간 맞교대 생활 패턴에 익숙해져 있던 이들은 남편의 이른 퇴근에 따른 여가시간 부족, 남편과의 소통 경험 부재 등으로 고민을 호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서 근무형태를 변경했던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도 나타났다.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폭스바겐은 1990년대 경영위기에 직면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폭스바겐 모델'을 도입했다. 이후 1994~1996년 2년간 이혼 수가 256쌍에서 344쌍으로 30% 증가하고, 가정폭력도 증가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밤샘근로 폐지가 근로자 행복 추구를 위해 시작된 만큼 지역사회 차원에서 부부갈등 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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