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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특명 “회장님을 보호해라”

시사포커스 2013.05.04 08:09 조회 수 : 7599

KT의 특명 “회장님을 보호해라”
잇단 루머로 벼랑 끝에 선 이석채 회장, 승부수 띄웠다
2013년 05월 03일 (금) 16:07:21 박은미 기자 pem@sisafocus.co.kr

   
 
이석채 회장을 보호하기위해 KT가 팔을 걷어 부쳤다. 최근 이석채 회장을 둘러싼 루머에 대해 KT가 이례적으로 직접 해명에 나선 것. KT는 지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회장의 사퇴설 등은 진실이 아닌 음해다”고 일축했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이 회장의 자진 사퇴설과 법조계 인사 전진 배치설, 배임설 등에 관련된 입장을 명확히 해 루머의 확산을 적극 차단하겠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퇴설ㆍ배임설ㆍ법조계인사 확충설 부인 “루머일 뿐”
이례적인 ‘이석채 의혹’ 공식 해명…승부수냐 자충수냐?

“사퇴설 물으니 회장님이 웃더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첫 국무회의에서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공공기관장이 필요하다”며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한 가운데 이지송 LH 사장,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등 공공기업의 수장들이 줄줄이 중도사퇴를 표명했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도 사의나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에 ‘MB 낙하산 인사’로 지목돼 왔던 KT 이석채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4월 이 회장이 직접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는 루머가 확산되며 업계에서는 청와대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 김은혜 KT 커뮤니케이션실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로부터)회장님이 물러나시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2박 3일간(4월 27일~29일) 강릉에서 열린 KT 이사회 워크숍에서 이 회장이 거취에 대해 언급했다는 설과 관련 “이사회에 직접 참여했지만 처음 듣는 소리”라고 해명했다. 또 “지난 3월 와병설과 4월 입원설에 이어 5월 퇴진 루머까지 모두 사실무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연봉이 취임 초기 3억원에서 3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는 루머에 대해 “이 회장을 포함한 등기이사 3명의 지난해 연봉 총액은 39억원으로, 1인당 평균 13억원”이라고 반박했다.


참여연대측 주장 전면 반박

KT는 참여연대가 제기한 이 회장의 배임설과 이로 인해 불거진 법조계인사 유입설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KT가 스마트애드몰,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 등을 무리하게 인수해 회사에 각각 60억 원, 59억 원, 78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이 회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의 고발이 접수되자 한 주간지가 “최근 KT가 법조계 인사들을 잇따라 확충해 검찰 조사가 들어올 것을 대비했다고 있다”는 보도를 내면서 ‘법조계인사 유입설’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어디까지나 추측성 얘기일 뿐이다”라며 “사업이  비통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법률 검토가 필요한 사안들이 크게 늘어나 영입하게 된 것”이라고 일갈했다.   해당 루머의 장본인이자 검찰 출신의 남상봉 KT 윤리경영부문 실장도 직접 해명에 나섰다. 남 실장은 “검찰조사를 대비해 영입했다는 것은 처음 듣는 말”이라며 “검사시절 산업보안, 컴퓨터범죄수사부, 디지털범죄수사, 정보통신부 파견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험이 많아 KT의 영입대상에 올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KT가 인수한 OIC랭귀지비주얼, 사이버MBA의 실소유주가 이석채 회장과 8촌 관계에 있는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샀었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KT가 미래를 준비하기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가상재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교육사업이라 OIC 랭귀지비주얼, KT이노에듀, 스마트애드몰 등을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적자였던 스마트몰의 계약을 연장해 사업을 유지한 것은 배임이라는 지적에 대해 “스마트애드몰은 이 회장 임기 전인 지난 2008년 입찰 참여가 결정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KT의 승부수? 자충수?

이석채 KT 회장은 2009년 1월 취임 이후 줄곧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회사장은 취임 직후 MB인사를 대거 영입하는 인사 조직 개편을 단행해 “KT가 낙하산 수용소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샀다.   이 회장은 장기 집권 및 친정 체제 강화를 위해 MB정권과 연결된 측근을 주요 자리에 앉혔다. 2010년에는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을 그룹 홍보 커뮤니케이션 실장으로 영입하는 한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동생이자 MB라인인 오세현 전 IBM전무를 신사업전략 본부장로 앉혔다.  또한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되는 등 시민단체들과 크고 작은 송사에 휘말려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참여연대를 비롯해 민변 노동위원회, KT공대위, KT새노조 등도 가세해 이 회장의 배임 혐의 처벌을 촉구한 상태다.

 

한편 KT가 이석채 회장의 사퇴설과 회사경영에 대한 악성 루머에 대해 부인하자 봉합됐던 사건들이 재조명 받으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KT측은 허위사실에 유포한 언론사와 법정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앞으로 또 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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