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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야지'…이석채 KT회장의 ‘아전인수’식 자기변명

중소기업신문 2013.06.13 22:38 조회 수 : 4406

'버텨야지'…이석채 KT회장의 ‘아전인수’식 자기변명
퇴진설 일축하고 편파인사 문어발식 기업확장은 자기논리로 합리화
KT민주동지회, 배임‧횡령의혹에 독단경영 일삼은 이 회장 퇴진주장
2013년 06월 13일 (목) 11:09:32 박홍준 기자 kepark11@smedaily.co.kr
   
▲ 이석채 KT 회장

 [중소기업신문=박홍준 기자]이석채 회장은 KT는 잘나가고 경영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중도퇴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일일이 응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KT민주동지회 등의 시각은 정반대다. 이 회장이 배임‧횡령의혹에다 방만에 독단경영까지 일삼아 KT가 정상궤도를 이탈했다며 그의 퇴진을 줄기차게 주장한다.

 

지난 11일 이 회장의 기자회견장 밖에서 KT 자회사 콜센터 직원, 대리점 사업자 등 'KT 을 피해자 모임'에서 피켓시위를 벌인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 박찬성 전 팀장 등 KT에서 해고된 '내부고발자'들이 회장 면담을 요구하며 나타난 것이다.

이 회장과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세력 간의 갈등은   서로  다른 시각차로  쉽사리 해소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심지어는 KT 사장을 역임한 이용경 전 국회의원까지 “내가 주주라면 이런 경영성과에 점수 줄 수 없다”며 이회장의 경영실패를 지적하지만 이 회장은 KT의 발전을 위한 외부의 ‘쓴 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KTF 합병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KT논란에 대해 자기변명과 합리화로 일관했다. 한 퇴직간부는 이를 두고 “독단과 전횡으로 KT를 망쳐놓고서는 ‘아전인수’식 해석이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 그의 거취논란에 대한 양측의 시각차를 보자. ‘MB맨’으로 낙하산인사의 전형이랄 수 있는 이 회장은 자신의 중도하차가능성을 일축했다. 여유 있는 자세까지 보였다. 자신의 거취에 관한 질문이 연거푸 나오자 이 회장은 "내가 지금 (행사장 밖으로) 나가면 되나"라고 농담으로 응수한 뒤 "여러분이 내 거취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해 당분간 사퇴할 뜻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바깥에서 그렇게 떠들어도 변함없이 움직이고 목표하는 대로 착실하게 하고 있지 않나"라면서 "재벌 아니면서 재벌과 1대1 진검승부하는 기업은 우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재벌계열통신사들과 경쟁을 하면서 잘 하고 있는데 웬 사퇴문제라는 투였다.

 

하지만 반대세력은 이 회장이 조속히 퇴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MB정권에서 임명된 낙하산인사라는 점이다. 새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데 문제가 많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 말고도 문어발식 기업확장이나 줄어드는 이익 등으로 대변되는 방만경영은 이 회장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그가 배임‧횡령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된 것은 그로 하여금 거취문제를 결정토록 압박하는 요인이 됐다.

 

편파인사를 두고도 양측은 정반대의 논리를 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이른바 ‘자기사람’이라는 낙하산인사를 중요보직에 앉혔다. 이 회장은 김은혜 홍보실장을 비롯 ‘자기사람’이라는 상당수 낙하산 인사들을 중용하는 대신 KT내부출신으로 전문성이 뛰어난 임원들은 한직으로 밀어 내거나 퇴진시켰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전횡은 갈수록 심해지고 이미 오래전에 조성된 조직의 위화감은 가시지 않고 있으며 주요업무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KT의 한 간부는 말했다.

 

이 회장은 무슨 편파인사냐고 펄쩍 뛴다.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 이 회장은  "국내는 전문 경력자, 전문 경영자 시장이 좁아 젊은이들이 미래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서 "나는 내부 사람을 안 쓰고 외부 사람만 쓴다고 비판받긴 했지만 (경력자 시장이 확대되면) 우리 젊은이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우리 경제를 활성화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외부에서 영입한 낙하산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한 인사가 젊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KT의 문어발식 기업확장만 하더라도 외부의 비판은 매섭지만 이 회장은 자신의 이해가 걸려있는 지 '덩치키우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별로 없는 것같다.  지난해 3월 이석채 회장 경영 3년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이석채 회장의 비통신 부분 확장은 사실상 재벌의 계열사 확대와 다름 없다”면서 “이 같은 문어발 경영은 이미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있으며 전문기업으로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행위이며 통신과 관련 없는 투기적인 사업으로 손쉽게 돈을 벌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인사는 이 회장이 통신과 무관한 무분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2007년 19개였던 계열사가 2012년 50개로 늘었 났으며 이중에는 커피 유통, 렌터카, 부동산, 금융·보험회사 등 비 통신 분야는 물론 광고, 물류, 시스템통합(SI) 등 일감 몰아주기용 업체도 포함돼 있다 고 지적했다.

 

재벌을 닮아간다는 비판에 이 회장은 이날 "KT가 100% 민영화됐지만 뿌리는 공익과 결합된 회사"라면서 '국민기업'임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리 국민들은 '(기업은) 주인이 있어야 해' 하며 재벌만이 잘 할 수 있다고 체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KT는) 재벌이 아니라도 국민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단부터 미디어, 금융, 렌탈, 부동산, 교육 등 비통신 사업 다각화가 재벌의 문어발 확장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에도 이 회장은 "구글이 작은 회사들을 인수해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좋은 값에 사주게 되면 젊은 기업인들이 늘어난다"면서 "KT렌탈이나 야구단도 모두 버추얼굿(가상재화)을 둘러싼 일들이고 미디어 기업 분사처럼 때로는 합치고 분사하고 인수해 활성화하는 것이지 문어발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KT는 순항하고 있는 것일까. 한 쪽은 잘 나간다는 주장이고 다른 한쪽은 이대로 가다간 통신전 문기업 KT가 정체성을 상실하면서 경쟁력약화로 멀지 않아 빈사상태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KT의 운명을 가를 이런 논란은 모두 이 회장에 의해 배태됐다. 그래서 이회장의 거취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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