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문자 그대로 당신들 머릿속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미국의 감시 프로그램(PRISM)을 폭로한 미 CIA 요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생생한 증언이다. 그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바로 미국 정부란 것을 증언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미국 NSA, FBI가 구글·야후 등 미국 업체들이 서비스하는 전세계인들의 이메일을 모조리 열람하고 통신을 감청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보 감시와 통제는 비단 미국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당장 시국선언으로 확산되고 있는 국가정보원의 지난 대선 개입 문제가 있지 않은가? 바야흐로 빅 브라더의 시대라 할 만하다.
이처럼 사람 ‘머릿속까지 들여다’ 보고 통제하려는 빅 브라더는 비단 정부 차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빅 브라더는 대기업, 특히 IT기업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동자를 감시하며 활개치고 있다. 그 대표적 기업이 바로 노동자 죽음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KT다.
“15년간 사측(KT)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 KT노동조합 전남본부 소속인 김 아무개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의 한 대목이다. 지난 17일 자신의 차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 씨의 유서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이 있다. 2013년 단체협약 찬반투표 용지에 ‘찬성’을 찍은 사진 밑에 자필로 쓴 점이다. 그는 “단체교섭 후 검표가 두려워서 (자신의 투표용지를)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고 유서에 썼다. 노동자에게 불리한 단체협약에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3년 단체협약은 KT노동조합이 회사에 백지위임했는데, 인사고과를 통해 직원 면직, 부서장이 직원을 비연고지 또는 기피부서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을 담고 있다. 사실상 ‘상시적 정리해고제’를 만든다며 노동자들의 불만을 사 왔다. 그런데 82% 이상 찬성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회사의 압력에 못 이겨 이렇게 불이익한 조항에 찬성표를 찍은 조합원이 죽음으로 항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인력퇴출 프로그램(CP)의 불법성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니 회사가 신규 퇴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KT는 불법적인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2003년까지 5500명을 퇴출하고, 2009년에는 5990여 명을 퇴출했다. 징계해고를 빙자한 ‘사실상 정리해고’가 벌이진 이후 2006년부터 KT에서 자살, 돌연사, 과로사 등으로 숨진 노동자는 270여 명에 달한다. 퇴출 대상 노동자를 상대로 1분 단위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관리자들을 동원해 노조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15년간 노동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는 유서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비밀 투표와 생각까지 통제하려는 회사에 죽음으로 항거하며 인간임을 선언한 것이다.
KT는 회사 차원의 선거개입이나 노동탄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 씨의 죽음을 개인 부채 문제로 몰라가는 듯하다. 그 꼼수가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듯 보일지 모르겠다. 그동안 숫한 폭로에도 불구하고 KT에서 노동탄압이 계속된 걸 보면. 아마도 KT는 빅 브라더에 저항했던 윈스턴이 세뇌교육을 받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총살형을 기다리며 말한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 꿈은 성공할까?
“미국 정부가 나를 감옥에 보내거나 죽여서 이 진실을 감출 수는 없다. 진실은 다가오고 있고 멈출 수가 없다.” 2차 폭로를 예고한 스노든의 말은 미국 정부에만 해당한 것이 아니다. KT가 들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죽음으로 빅브라더 KT를 증언한 김 씨. 그 증언을 얼마나 빨리 진실로 다가오게 만들지 우리 사회의 숙제이자 내 숙제이다. 분명한 것은 진실은 드러난다는 것이다.
권오산<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정책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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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람 ‘머릿속까지 들여다’ 보고 통제하려는 빅 브라더는 비단 정부 차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빅 브라더는 대기업, 특히 IT기업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동자를 감시하며 활개치고 있다. 그 대표적 기업이 바로 노동자 죽음의 기업이라 할 수 있는 KT다.
“15년간 사측(KT)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 KT노동조합 전남본부 소속인 김 아무개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의 한 대목이다. 지난 17일 자신의 차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김 씨의 유서에서 유독 눈길을 끈 것이 있다. 2013년 단체협약 찬반투표 용지에 ‘찬성’을 찍은 사진 밑에 자필로 쓴 점이다. 그는 “단체교섭 후 검표가 두려워서 (자신의 투표용지를) 항상 사진으로 남긴다.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고 유서에 썼다. 노동자에게 불리한 단체협약에 찬성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3년 단체협약은 KT노동조합이 회사에 백지위임했는데, 인사고과를 통해 직원 면직, 부서장이 직원을 비연고지 또는 기피부서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 부여 등을 담고 있다. 사실상 ‘상시적 정리해고제’를 만든다며 노동자들의 불만을 사 왔다. 그런데 82% 이상 찬성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회사의 압력에 못 이겨 이렇게 불이익한 조항에 찬성표를 찍은 조합원이 죽음으로 항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인력퇴출 프로그램(CP)의 불법성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니 회사가 신규 퇴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KT는 불법적인 인력 퇴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2003년까지 5500명을 퇴출하고, 2009년에는 5990여 명을 퇴출했다. 징계해고를 빙자한 ‘사실상 정리해고’가 벌이진 이후 2006년부터 KT에서 자살, 돌연사, 과로사 등으로 숨진 노동자는 270여 명에 달한다. 퇴출 대상 노동자를 상대로 1분 단위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관리자들을 동원해 노조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15년간 노동탄압이 이제 끝났으면 한다”는 유서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비밀 투표와 생각까지 통제하려는 회사에 죽음으로 항거하며 인간임을 선언한 것이다.
KT는 회사 차원의 선거개입이나 노동탄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 씨의 죽음을 개인 부채 문제로 몰라가는 듯하다. 그 꼼수가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듯 보일지 모르겠다. 그동안 숫한 폭로에도 불구하고 KT에서 노동탄압이 계속된 걸 보면. 아마도 KT는 빅 브라더에 저항했던 윈스턴이 세뇌교육을 받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총살형을 기다리며 말한 “그는 빅브라더를 사랑했다”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그 꿈은 성공할까?
“미국 정부가 나를 감옥에 보내거나 죽여서 이 진실을 감출 수는 없다. 진실은 다가오고 있고 멈출 수가 없다.” 2차 폭로를 예고한 스노든의 말은 미국 정부에만 해당한 것이 아니다. KT가 들어야 할 말이기도 하다. 죽음으로 빅브라더 KT를 증언한 김 씨. 그 증언을 얼마나 빨리 진실로 다가오게 만들지 우리 사회의 숙제이자 내 숙제이다. 분명한 것은 진실은 드러난다는 것이다.
권오산<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정책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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