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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문외한 이석채 경영진, KT가 무너진다”

미디어오늘 2013.08.04 09:22 조회 수 : 5782

“통신 문외한 이석채 경영진, KT가 무너진다”
통신에서 무너진 KT 2분기 실적… “탈통신 외친 이석채 회장 리더십 그 자체가 경영위기”
[0호] 2013년 08월 03일 (토)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로 선정될 정도로 보조금을 풀었지만 KT는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울상이다. 올해 초부터 거취 문제가 나올 정도로 KT 안팎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하다. 이석채 회장은 올해 친박 정치인 홍사덕, 김병호 전 한나라당 의원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한 데 이어 최근 MB특보 출신이자 ‘박근혜 저격수’로 불린 임현규씨를 부사장으로 불러들였다. 업계에서는 위기감의 표시로 받아들였다.

KT는 야구단 감독 선임과 함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성과는 초라하다. KT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34억 원으로 전년동기 2354억 원 대비 43.3%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는 2126억 원이었고 이와 비교해서도 37.3%로 줄었다. LG유플러스가 흑자 전환을 이뤘고, SK텔레콤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1206억 원에서 올해 2분기 4677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관련자료 링크: KT 2013년 2분기 실적발표]

문제는 내용이다. KT는 주요 연결회사의 실적을 내세웠는데 BC카드, 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모두 이동통신과 거리가 있는 분야다. 연결회사들의 영업이익 기여분은 2012년 2분기 555억 원에서 올 2분기 155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여도는 16.1%에서 44.5%로 치솟았다. 이익의 절반을 비통신 부문에서 거두고 있다는 이야기다.

2011년 4분기에 KT에 계열편입된 BC카드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550억 원, 4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1년 1분기에 계열편입된 스카이라이프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16억 원, 210억 원이다. KT렌탈은 2012년 3분기에 계열편입됐는데 올해 1, 2분기 합 47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 KT 2013년 2분기 손익계산서. KT누리집에서 내려받아 갈무리. 단위는 십억 원.
 
비통신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통신부문이 부진했다는 이야기다. KT가 1분기와 2분기 쏟은 마케팅 비용은 각각 6976억 원, 6249억 원이다. 이 비용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3673억 원, 3483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KT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로 선정할 정도였으나 실적은 좋지 않았다.

KT새노조(위원장 이해관)는 2일 논평을 내고 수익성 하락의 배경으로 이석채 회장과 낙하산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 전략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단순하게 이익이 늘고 줄고의 문제 이전에 사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무선 가입자 수 증감률을 비교하면 더욱 심각 경영 위기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KT 가입자만 유일하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바로가기: KT새노조 2013년 8월 2일자 논평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 친 KT>]

KT는 “우리는 이러한 결과는 통신 문외한인 낙하산 경영진이 주요 포스트에 배치된 KT가 탈통신을 전략으로 밀고 가는 순간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확신한다”며 “’탈통신’은 단순히 통신 문외한들의 자기생존 전략일 뿐이었고 그 누적된 결과가 이번 악화된 실적발표이고 경영위기”라고 주장했다.

특히 새노조는 이 같은 경영 전략이 주주 이익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노조는 “노동 인권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지속 성장 전략 모든 면에서 최악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친박 정치인, 박근혜 저격수 영입 등을 두고 노조는 “이석채 회장의 리더십 그 자체가 KT의 경영위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KT의 위기를 지연하고 있는 주요 계열사도 웃을 처지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KT가 올레TV 가입자 규제를 피해 KT스카이라이프와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라는 결합상품을 공동 출시했다. OTS는 KT가 전국에 보유한 브로드밴드와 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 기술과 콘텐츠를 더한 서비스다. 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561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직원들은 울상이다. KT에 따르면 스카이라이프 단독 가입자는 2012년 1분기 202만 5천명에서 2013년 2분기 196만 7천명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스카이라이프에서 담당하던 위성 수신기 제조도 중단됐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스카이라이프를 콘텐츠 수급 창구나 방송 송출 장치 정도로 축소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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