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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추락'… ‘낙하산’의 경영실패가 원인

낙하산 2013.08.06 05:36 조회 수 : 5035

KT의 '추락'… ‘낙하산’의 경영실패가 원인
이석채 회장, 탈 통신 외치면서 '통신문외한' 편파인사와 성과주의가 위기 초래
2분기이익 전년동기비 반토막,LG유플러스 흑자 전환과 SKT 순익 3배↑ 대조적
2013년 08월 05일 (월) 17:22:20김경호 기자 sky@smedaily.com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KT의 지난 2분기 이익이 반 토막이 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우선은 경쟁사에 비해 이익이 격감한데서 설이 분분하지만 이것이 경영진의 방만경영에서 비롯된 일종의 인재(人災)라는 점 때문에서 더욱 그렇다. 낙하산인사들의 ‘주먹구구식’ 경영이 빚은 참사가 쉽사리 개선될 것 같지 않아 최근 KT안팎에서는 이 석채회장의 책임론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KT 당기순이익이 반 토막 난 파장은 깊고도 넓다. 그 단적인 사례로 얼마 전 일부언론사 데스크에는 ‘KT 재무실 홍길동 부장’ 이름의 편지가 전달된 것을 뽑을 수 있다.

이 편지는 앞으로 KT의 수익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라면서 KT의 비참한 경영성적은 적당히 지나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편지는 KT실적공시와 관련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4100억 원, 연결 이전)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내년에는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당도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진짜 문제는 올해 하반기라고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데 KT는 하반기에 더 안 좋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편지는 그런데도 경영진은 자신들의 무능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초라한 성적표를 덮는데 안간힘이었다고 지적했다. 편지는 ‘KT 담당 부서는 신문 안 보는 토요일에 공시하는 등 영업이익을 사실상 은폐하려고 한다’며 ‘언론에서 소액투자자와 주인 없는 KT의 위기에 관심을 둬 달라’고 끝을 맺었다.

비단 이사람 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투자자와 전직 KT직원 및 관련인사들이 오랜 전통에다 우량기업으로 소문난  KT가 어떻게 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2분기 당기순이익 반토막

사실 여러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2분기 KT의 경영실적은 참담했다. KT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의 절반수준에 그쳤다. KT가 지난 2일 밝힌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KT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3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1.5% 줄었는데 지난해 실적을 떠받쳤던 부동산 관련 이익과 자회사 연결 실적이 크게 줄어들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동안 문어발식 기업확장의 결과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KT는 경쟁사들과 비교해서도 너무 장사를 못해 이통사 만년 2위에서 ‘꼴찌’로 내려 앉을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이 0.8%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SK텔레콤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1206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4677억원으로 무려 288.0%나 늘어났다. 매출액와 영업이익도 각각 3.9%와 33.8%씩 늘어났다.

문제는 KT의 낙제점경영성적표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KT는 LTE 투자에서도 한발 늦은데다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부터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다. 게다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영업정지 일주일 처분까지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KT 올해 상반기 과당 보조금 지급을 주도하고서도 가입자 수는 되레 줄었다. 방통위 전원위원회에서 위원들은 KT의영업정지문제를 논의하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마케팅의 무능이냐, 경영진 전체의 무능이냐?’고 물었을 정도라는 후문이다.

올해 들어 이통사들의 가장 큰 화두였던 ‘망내외 무제한 통화’ 요금제 출시에서도 선수를 놓지고 뒤따라가는데 급급했다. SK텔레콤이 ‘망내 무제한’으로 선수를 치고 나오자 LG유플러스가 ‘망외 음성통화도 무제한’이라며 맞섰다. KT 두 회사 요금제를 뒤따라가기에 바빴다.

최근 LTE-A 경쟁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LTE보다 속도가 최대 2배 빠른 LTE-A 세계 최초”, “100% 엘티 LTE 아니면 돈을 받지 않겠다”며 싸우는 중인데, ‘업계 맞이’ 이자 2위 사업자인 KT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시작한 LTE-A를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LTE 보조 대역으로 쓰고 있는 900MHz 대역이 혼선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8월 말 주파수 경매에서 1.8GHz 대역을 낙찰 받지 못하면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KT의 수익전망은 어둡기만하다.

우량기업 KT의 추락 원인은

KT의 경영추락의 원인은 여러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 석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경영실패가 주요원인으로 분석된다. 관계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 취임 뒤 비통신 전문가로 상층부를 채운데다, 통신업종 특성과 맞지 않는 단기적인 성과주의에 매몰된 결과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즉 이 회장은 자신이 낙하산이면서 통신전문간부들을  한직으로 몰고 핵심중요부서에 '낙하산인사'들을 채우고 단기성과를 노린 문어발식 기업확장에 몰두하다보니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KT 새노조(위원장 이해관)도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묻고 있다. 새노조는 최근 실적관련 논평에서 고 수익성 하락의 배경으로 이석채 회장과 낙하산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 전략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단순하게 이익이 늘고 줄고의 문제 이전에 사업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무선 가입자 수 증감률을 비교하면 더욱 심각 경영 위기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우리는 이러한 결과는 통신 문외한인 낙하산 경영진이 주요 포스트에 배치된 KT가 탈통신을 전략으로 밀고 가는 순간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확신한다”며 “’탈통신’은 단순히 통신 문외한들의 자기생존 전략일 뿐이었고 그 누적된 결과가 이번 악화된 실적발표이고 경영위기”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아울러 “노동 인권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지속 성장 전략 모든 면에서 최악의 결과를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친박 정치인, 박근혜 저격수 영입 등을 두고 노조는 “이석채 회장의 리더십 그 자체가 KT의 경영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나돈 중도하차설에 더해 2분기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론이 강력히 대두면서 향후 이 회장의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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