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 인사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요 며칠사이에 언론을 통해 KT를 둘러싸고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공기업도 그렇다고 사기업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있는 조직으로서 미디어펜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인없는 조직을 '회색기업'이라고 칭한다.
우선 KT 이석채 회장은 MB정권때 YS계의 추천으로 회장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청와대에서는 그간 여러차례 이석채 회장에서 사퇴를 종용했다는 설이 돌았고 구체적으로 조선일보는 29일자 기사를 통해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제3자를 통해 이석채 회장에게 조기 사임을 종용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KT회장은 직원수만 3만2천여명에 달하고 자회자만 60개에 달하며 자산규모가 공기업포함 재계 15위에 해당하는 조직을 이끄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그렇다 보니 현직 CEO는 나가려 하지 않고 새로운 정권은 그를 교체하려 하면서 양측이 잡음을 일으킨다.
그러면 KT에 왜 이러한 문제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KT의 연혁을 보면 정부가 81년 체신부에서 전기통신사업을 분리하여 한국전기통신공사(KTA)를 설립하였고 91년부터는 '한국통신'을 약칭으로 사용하였다. 이후 2001년 사명을 현재의 KT로 변경하였으며 2002년에는 정부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완전민영화를 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민영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민영화를 했으면 주인이 있어야 하는데 뚜렷한 주인이 없다. 대신 정부가 지배하는 국민연금이 7.64%를 소유하며 최대주주로 되어 있다. (2대주주는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 4.52%, 우리사주 1.2%, 외국인 비중은 46%) 그런데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 내지 주요주주인 경우라도 주주총회, 이사회 등 개최, CEO 선임, 안건 상정 등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관한 내용은 없다.
즉 법규상으로는 KT의 CEO를 간택하고 중요 경영적 판단 등을 할 주체가 없는 꼴이다. 한마디로 무주공산의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번 선임된 CEO는 CEO 선임위원회 등의 위원들을 자기 측근으로 심어 장악할 경우 종신회장도 가능하다는 헛점이 발생한다. KT,포스코에 그런 헛점이 진행형이고 BS금융지주도 한바탕 시끄러웠다.
흔히 언론들이 정부가 한 주도 갖지 않은 KT의 CEO를 사퇴하라고 하거나 선임하려고 하는 것은 월권이다라는 기사는 그래서 거의 오보수준이다. 조선일보는 29일 이석채 관련 기사에서 "KT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돼 현재는 국민연금이 8.65%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며 정부 지분은 단 1주도 없다. 지분상으로 정부는 KT 인사권에 관여할 권한이 없는 셈이다"라고 하였고 30일에는 " 민영화된 공기업 KT엔 정부지분 0%, 개입근거 없어"라고 연거푸 KT 편을 들었다.
과연 조선일보의 주장이 합리적일까? 현행규정상 그렇게 보도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주인없는 기업의 '사유화 리스크'를 이해한다면 정부의 인사개입을 잘못했다고 하는 것은 균형을 잃었다고 보여진다.
국민연금 지침에 헛점이 있을 뿐 사실은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의 CEO 선임은 정부에서 하는 것외에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기업들이 사유화의 늪에 빠져 농락당할 위험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펜은 지난 5월부터 지속적으로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을 수정하여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나 주요주주이면서, 오너가 있는 창업기업이 아닌, 공기업에서 완전민영화되지 않은 회색기업인 KT,국민은행, 포스코, BS금융지주 등의 반관반민 기업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CEO 선임 등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