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석채 회장, 청와대프락치 때문에 화났나
본지가 입수한 KT 사내 방송 영상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자기의 울타리, 자기의 회사, 자기의 집이 무너져 가는데도 불구하고 바깥에다 끊임없이 회사를 중상모략하고 회사가 어떻다 저떻다 이렇게 끊임없이 회사 소식을 전하고 앉아서 월급을 받고 낮에는 태연하게 회사 임원으로 행세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많다”고 주장했다.
또 “요즘 이석기 사건을 보지만 정말 피땀 흘려 만든 우리나라를 갖다 기둥부터 뿌리 뽑으려는 저 사람들을 우리가 용서할 수 있습니까. 없지 않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는 내란음모 및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빗대 청와대 프락치(KT 내부의 이 회장 견제 세력)들에게 보낸 강력한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MB(이명박 전 대통령)’최측근으로 알려진 이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교체설에 시달려왔으며 최근에는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태다. 때문에 청와대 프락치는 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하고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흘리는 내부 세력을 의미한다.
연이은 퇴진루머가 내부에서 나온다는 위험한 발상을 직원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다. 황금주파수 획득에 따른 자신감과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집안 식구를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용공세력으로 몰리고 있는 이석기 의원과 비교한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남들이 중상모략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피해망상에 가깝다. 잘되면 내 탓, 못되면 남 탓이라더니 정말 자기의 울타리, 자기의 회사, 자기의 집이 무너져 가는 원인이 내부 직원들에게만 있을까.
이 회장은 그간 KT새노조와 노동자들,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업무상 배임, 사기,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수차례 검찰에 고발을 당해왔으며 낙하산 인사들로 자신의 임기를 보장받으려한다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 모든 것들이 전부 그저 와해세력의 공작일 뿐인 걸까. 어디나 견제세력은 있을 수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은 틀린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일 뿐이다.
만약 이 회장이 진정 오래 자리를 보전하고 싶다면 견제세력을,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왜 사퇴설이 끊이지 않는지를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세간에 떠도는 낙하산 인사 등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도 필요하다.
회사내 조직의 잘못된 점을 내부 비판하면, 비판하는 내부고발자에게 쏟아지는 가장 흔한 말이
'절이 싫으면 중이 나가라' 라는 말이다.
그런데, 절은 좋은데 주지가 함량미달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절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주지를 교체해야 올바른 선택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