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준양 포스코 회장, 부문장급 호출 “물러나겠다”
2013-09-11 11:18
11일 포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저녁 각 부문장들을 긴급 호출해 서울 모처에서 가진 식사자리에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사퇴’ 의사를 직접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청와대측으로부터 조기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는 통보를 받고 지난 5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은 지 5일 만에 또 다시 자진사퇴 의사가 확인된 셈이다.
지난 5일 한 언론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 말을 빌어 “정 회장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명예롭게 은퇴하는 길을 택하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포스코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재계에서는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사퇴설이 또 다시 흘러나오자 정 회장의 사퇴가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는 분위기다.
정 회장이 자진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은 최근 국세청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 3일 포스코 본사와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세곳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000년 이후 3년만의 세무조사다. 정 회장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서도 포스코측은 “정기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통상 정기세무조사는 5년 만에 실시된다는 점에서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세청에 이어 검찰도 정 회장과 포스코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뉴스웨이>와 만난 자리서 “지난달 초·중순 경 포스코와 정준양 회장에 대한 자료 요청이 있어 넘겨줬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사퇴 건의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검찰의 내사 등 전방위 압박에 따른 중압감 때문에 결국 퇴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정준양 회장이 늦게 저녁자리에 참석한 것은 맞다”면서도 “식사 자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 압박을 주더라도 잔여임기를 채운다는 것엔 변함이 없다”고 자진사퇴설을 부인했다. 정준양 회장은 지난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해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잔여임기가 1년 6개월 정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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