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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뒷짐지는 KT 탈법, 국정감사에 올린다”

미디어오늘 2013.10.02 17:43 조회 수 : 4400

“검찰 뒷짐지는 KT 탈법, 국정감사에 올린다”
민주당 의원들, KT 관련 국감 현안 토론회 개최… “본사 노동탄압 자회사로 이식, 중단해야”
[0호] 2013년 10월 01일 (화) 박장준 기자 weshe@mediatoday.co.kr
국회, 시민사회운동단체, 노동조합이 KT 이석채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올리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주당 한명숙 유승희 의원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관에서 ‘국정감사 현안’ 토론회 중 하나로 ‘KT 노무관리 문제점’을 비판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명숙 의원은 “KT 식 노무관리 문제점을 국정감사에서 적극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은 “KT가 공공재를 다루는 기업인만큼 미방위 국정감사에서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낙하산 논란을 지적하며 경영진 퇴진을 촉구했다.

KT 식 노무관리는 ‘죽음의 기업’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된다. 김기덕 변호사(노동법률원 새날 원장)는 KT의 노무관리 방식을 삼성 식 ‘무노조 경영’과 비교했다. 그는 “복수노조 시대 삼성 식의 노무관리 방식은 앞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며 “최근 문제가 되는 KT 식 노무관리는 회사가 범죄조직처럼 사용자 이익의 관점에서 위법적이고 불법적으로 노동조합에 개입하고, 노동부와 검찰은 이를 배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이석채 회장이 취임한 2009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32건, 2013년 2분기 기준 45건의 인수합병 및 계열분리를 진행했다. 총 규모 1조7298억 원이다. KT의 대표적인 ‘수익창구’인 BC카드와 스카이라이프가 대표적이다. KT는 본사에서 노무관리, 감사담당자 등을 이 회사로 파견했다.

   
▲ 30일 국회 의정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명숙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를 두고 김기덕 변호사는 “이 같은 노무관리자 파견은 노조 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KT 계열 편입 뒤 노동자 성향 분석, 노동조합 선거 개임 등이 일어났다’는 노조의 말을 전하며 “이 같은 일은 불법이고 범죄행위”라며 KT가 본사의 노무관리 방식을 계열사로 이식하는 것을 비판했다.

몸통은 KT에 있다는 게 KT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지난 6월 관리자가 노동조합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유서에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성현씨 사연을 전하며 “유서에 나온 대로 KT 노동자들은 15년 이상 이런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노동탄압 백화점 수준이고, 노동탄압의 한계를 보여줄 정도”라고 지적했다.

조태욱 위원장은 노동탄압의 이면에 고배당 감량경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KT 노동탄압이 진행되는 동안 자본의 이윤 논리가 철저히 관철됐다”며 “이석채 회장 임기 동안 3번의 임금동결이 있었는데 같은 기간 해외투기 자본에 대한 배당성향은 50% 이상, 94%까지 배당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KT의 노동자는 IMF 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동덕여대 권혜원 교수(경영학과)는 “통신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각국의 구조조정의 특성과 차이를 분석하면 노동매개적 구조조정과 일방적 구조조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KT의 경우 후자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KT의 인력퇴출프로그램은 정신적 학대에 가까운 고의적 인권 유린, 강도 높은 인권·노동권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어 “경영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표현하는 UN글로벌콤팩트, ISO26000 같은 경우 노동권, 노동환경 등을 강조하고 있는데 KT가 이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건 시민사회”라며 “윤리가 소비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 이런 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해 KT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주인 없는 기업 KT와 스카이라이프가 노동자를 탄압해 대주주를 챙기고, 임원들에게는 고액연봉을 주면서 임기를 보장 받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노조를 탄압의 대상으로 보고, 직원을 관리 대상으로만 보는 기업 치고 성공한 적이 없다“며 이석채 회장, 문재철 사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KT 노동자 죽음, 갑의 횡포, 친인척 특혜, 친박 낙하산, 7개 경관 사기 의혹, 청와대 대포폰 등을 거론하며 “이제 이석채 회장은 노무관리로만 위기를 해결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부동산 헐값 매각 의혹’과 관련 이 회장을 검찰에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민주당이 KT와 관련 문제제기에 소극적인 이유로 민주당이 KT노동조합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과 맺은 정책연대를 들었다. 조 위원장은 “KT 문제는 통신공공성 문제와 크게 관련이 있는데 민주당은 KT 노동인권 관련 진상조사위원회조차 꾸리는 것을 꺼려한다”며 “내부에서 해야 할 문제제기이지만 국회에서 이런 대응을 힘 있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해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KT의 노무관리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힌 한명숙 의원은 “KT는 자회사에 부당한 노무관리를 이식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번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자신의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경영해야지, 소위 정권에 줄을 대는 방식이라면 기업에 미래는 없다”며 “이번 기획에 반드시 바로 잡아나가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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