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망사건엔 침묵하는 KT, 사회공헌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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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100만 소외계층 청소년의 꿈을 실현할 ICT 기반의 양방향 멘토링 플랫폼 ‘드림스쿨’을 출범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해에 죽어나가는 노동자만 수십명에 달하는 KT가 뜬금없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생색내기를 하려 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KT노동인권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KT 현직 직원 18명이 숨졌으며 자살자만 8명에 달한다. 여기에 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한 노동자 수를 합하면 사망자 28명에 자살자는 10명이다. 특히 이석채 회장의 취임 이후만 계산하면 사망자는 200명, 자살자는 24명으로 현재도 KT 관련 노동자 2명이 우울증 등을 이유로 산재신청을 한 상태다.
이런 죽음의 행렬에 대해 KT새노조와 시민단체들은 KT의 CP프로그램이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CP는 경영학 용어로 ‘C-Player’의 약자로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 보다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키는 인력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재교육을 통해 CP들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경영학의 인력관리인데 새노조나 시민단체에 따르면 KT는 이 CP들을 퇴출 대상으로 규정하고 내보내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 결과 ‘114출신’, ‘민주동지회 회원’ 등이 CP로 분류됐으며 정리해고 되거나 비연고지 인사발령 등으로 사퇴를 종용받아왔다고 새노조와 시민단체는 설명했다.
여기에 단체협약 찬반투표에서 자신들의 뜻을 거스르는 노동자에게도 CP로 분류하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아왔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6월 18일 전남 광양에서 자살한 KT 노동자 김성현씨는 유서를 통해 자신이 2013년 단체협약 찬반투표에서 사측의 강요로 찬성을 찍었다는 내용을 상세히 기록했다.
김 씨의 유서에는 “반대 찍은 사람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으니 알아서 찍으라”, “반대표를 찍은 것으로 판명된 직원은 어김없이 불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씨는 “15년간의 사측으로부터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합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자사 내부 직원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으면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며 “퇴임설에 휘말린 이 회장이 집권 연장을 위해 인심좋은 척 생색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KT 커뮤니케이션실은 “노동자 탄압에 대한 주장은 제2 노조 일부에서 하는 말이지 실제 통계나 사실관계를 따져보면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이번 ‘드림스쿨’은 지난 6월 11일 KT가 발표한 ICT를 통한 기회 격차 해소의 일환”이라며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은 일방적인 흠집내기”라고 강조했다.
김아연 기자 cs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