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국감 대신 '해외출장'…도대체 무슨 일 했길래 ④
청와대, 여ㆍ야, 시민단체가 벼르던 국감… 올해도 꼼수 남발?
이석채 KT 회장이 오는 31일 '통신공공성 침해 및 공공 인프라 사유화', '스카이라이프 대주주의 지위 남용' 등에 대한 질의 국정감사(확인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하지만 이 회장은 국감 일정 동안 해외 출장이 잡혀 있어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매년 되풀이되는 국감 증인 출석 회피로 공분을 낳고 있다.
KT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열리는 'Transform Africa Summit 2013 & Exhibition'(TAS 2013) 행사 참석을 위해 10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해외출장이 잡혀 있다. KT 언론홍보 관계자는 "이 행사는 수개월 전부터 정해져있던 행사"라며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상과 장관들이 모이는 행사"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국정감사 회피성 해외출장'이라는 지적에 대해 "'KT가 르완다와 사업을 한다'는 보도는 오래 전부터 나왔었다"면서 "공교롭다고 볼수는 있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 그냥 때가 맞았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KT 측과 이 회장의 행보에 해당 상임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KT 측과 생각이 많이 다르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일부러 31일로 출석일자를 연기해준 것인데 출장 때문에 못 나온다면 국회를 속이는 것"이라며 "법적 조치를 넘어 정치적인 책임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유승희 의원은 "이 회장이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14일)에 출석이 어렵다고 해서 배려 차원에서 31일로 미룬 것"이라며 "반드시 국정감사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이상일 의원도 "미방위는 오늘 이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31일 확인감사 때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KT의 불합리한 노무관리 문제 등을 들어 이 회장을 이번달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을 강력하게 검토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포스코 정준양 회장과 함께 퇴진 압력이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이들을 보호해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에 지난달 30일 민주당 한명숙(환경노동위원회) 의원과 유승희(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와의 토론회(KT 노무관리 문제점과 스카이라이프 플랫폼 공공성 확보 방안)를 열고 "이번 국감에 이석채 회장을 증인석에 세워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여론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회장과 문재철 KT 스카이라이프 사장, 백남육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 박종석 LG전자 MC 사업본부장 등 총 31명을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