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이석채, 국감서 의혹 스스로 밝혀라”
참여연대, 언론노조 등이 이석채 KT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및 검찰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참여연대, 언론노조 등이 이석채 KT 회장의 국정감사 출석 및 검찰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여연대와 언론노조 등은 17일 서울 종로구 소재 광화문 KT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국회는 KT의 비정상적인 경영과 이 회장의 불법과 횡포를 반드시 진상규명해야 한다”며 “이 회장은 스스로의 의혹에 대해 직접 국정감사장에서 증언하라”고 성토했다.
이 회장은 현재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오는 31일 증언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KT에 따르면 이 회장의 증인 출석은 미지수다. 오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르완다 출장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와 언론노조는 이 회장의 르완다 출장이 ‘허망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경호 전국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 회장이 르완다에 가는 이유가 KT와 르완다정부의 시스템통합과 IT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및 주주간 계약건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이미 지난 9월 25일에 계약이 완료됐다”며 “지난달 25일에 끝난 일을 한 달 뒤에 다시 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또 “내부 정보에 의하면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급조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이 회장은 르완다 같은 더운 나라가서 고생할게 아니라 국회에 가서 국민들을 대신해 국회의원들이 물어보는 것에 성실하게 답변하고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도 “현재 그가 받고 있는 각종 의혹 사건들은 그 내용에 있어서 매우 반사회적인 것은 물론 범죄에 가까운 정황도 있을 정도”라며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닌 만큼 이 회장이 반드시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의혹들에 대해 스스로 증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과 언론노조가 지적하는 이 회장의 비정상적 경영 행위는 노동자 부당해고, 낙하산 인사, 살인적인 노무관리, 대리점 횡포 등으로 정리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취임 직후 이 회장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KT노동자 5992명을 명예퇴직 시켜놓고 같은 해 정작 자신을 포함한 이사들의 보수는 44.4%, 경영진의 보수는 123% 올렸다.
여기에 4대 종편 투자와 친인척에게 거액의 이익을 안겨준 불투명한 인수합병 등 비정상적 경영을 이어가면서 자리보전을 위해 낙하산들을 마구잡이로 끌어들였다. 특히 MB 정부 하에서는 이춘호, 김은혜 등 친 MB낙하산을 끌어들인데 모자라 정권이 바뀌자 홍사덕, 김병호 등 친박 인사들을 고위직에 앉혔다.
이밖에도 전직 국가안전기획부 간부로 불법도청 의혹의 주인공인 오정소씨를 고문으로 영입했으며 자신의 사촌 동생도 자회사 고문으로 선임해 흥청망청 돈을 나눠줬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또 낙하산들이 흥청망청하는 사이 회사 경영은 점점 기울어 급기야 지난 7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월 단위 적자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이 회장은 지난 4년여 기간 KT를 완전 사유화했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국민기업이 완전 무너졌다”며 “이제 그 진상을 국회가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 회장이 끝내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 불응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게 만들 것임을 경고한다”며 “이석채 회장은 반드시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함은 물론 나아가 이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동계, 전국 ‘을’살리기 비대위원회, 참여연대 등은 KT에 대해 2차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석채 회장 체제의 문제점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