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 KT구성원에게 드리는 호소문]
이석채 회장과 이사진 전원은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합니다
이석채 회장이 이사회에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낙하산 인사의 융단, 친인척 기업의 인수합병, 39개 전화국의 부실 매각, 비자금 조성, 인공위성 불법판매 등 수많은 의혹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사임은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석채 회장이 사임의 변에서 괴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인건비 5천억원을 줄이겠다며 인적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들의 현금잔치를 벌이던 자가, 친인척 배불리는 인수합병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자가 할 수 있는 책임있는 발언은 아닙니다.
국민여러분!
지금은 민영기업이 되었지만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기업입니다. 오늘날 한국이 IT강국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초가 바로 통신이었습니다. 이토록 빠르게 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보급한 나라는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합니다. KT 구성원들은 통신네트워크의 안정적 보급과 정보통신 접근권이 보장된 나라를 만들었다는데 크나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영화되면서 ‘주인없는 회사’로 불리고 정권의 낙하산이 고위직을 장악했습니다. 낙하산들은 수억원의 보수를 챙겨가며 현금파티를 벌일 때 직원들은 상품판매와 실적 스트레스로 고통받아왔습니다. 그러는 사이 직원 1만5천명 이상이 감원의 칼바람을 맞아야 했습니다.
과연 혁신의 대상이 직원들이겠습니까?
지금의 문제를 직원들에게 떠넘겨야겠습니까?
이석채 회장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도덕적으로 흠결있는 자가 무슨 리더십으로 혁신을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과 측근들 배불리는 일에만 혈안이 됐던 자가 어떻게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이석채 회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과 낙하산 인사들은 지금 당장 사임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후임CEO를 이석채 회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추천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KT 구성원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바른 소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자칫 눈밖에 나면 원거리 발령과 비숙련업무에 배치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야 했습니다. 그러다 관리대상이 되면 소리소문없이 퇴직해야 하는 동료들도 있었습니다. 직원들을 보호해야 할 노동조합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은 부패의 촉매일 뿐입니다. 심지어는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이석채 회장의 2중대라는 말까지 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숨죽이며 낙하산들의 수족노릇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용기를 내야 합니다. 더 이상은 낙하산 인사가 KT를 장악하거나,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관리자와 조합원, 본사와 지역, 부문 등 자신의 소속과 위치는 다르지만 KT정상화를 위해 한뜻 한마음 우리 서로 손을 잡고 일어납시다.
2013년 11월 5일
KT 실천하는 노동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