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경영악화로 대규모 직원 구조조정을 발표한 가운데 이석채 회장 체제의 고위임원들을 고문직으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새노조 등 내부직원들이 황창규 회장이 이석채 전임 회장 체제는 제대로 청산하지 않고,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황창규 회장은 이석채 전 회장의 퇴진과 함께 물러났던 정성복 전 윤리경영실장 부회장, 김일영 전 코퍼레이트센터 사장, 김홍진 김홍진 전 G&E(글로벌&엔터프라이즈)부문장 사장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다른 전직 임원들도 유사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는 서울 강남 모처의 사무실과 차량, 고문료 등을 1년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인은 이석채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사실상 KT 이석채 체제의 경영을 이끌어왔던 인물들이다. 2013년 김일영 전 코퍼레이트센터 사장이 7억6천800만원(급여 3억 2백만원, 상여 3억 63백만원, 복리후생 1억3백만원)의 연봉을 받는 등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석채 체제의 임원들은 수억원 대의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받아 챙겼다.

   
▲ 황창규 KT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광화문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에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iframe src="http://p.lumieyes.com/frm2s.asp?domain=mediatoday.co.kr&url=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859" frameborder="0" marginwidth="0" marginheight="0" noresize="" scrolling="no" style="width: 100%; height: 60px;"></iframe>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 소속의 KT새노조(위원장 조재길)는 “지금의 KT 경영위기는 유선 중심의 KT 사업구조에 따른 위기 이전에 이석채 비리경영으로 인한 일시적 성격이 훨씬 직접적인 것”이라며 “응당 KT 혁신은 이석채 체제의 청산이 핵심 과제이지만 황창규 회장은 엉뚱하게도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조정을 선택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3인의 고문계약과 관련 “개별적인 고문계약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

김일영 전 사장은 고문계약 및 구조조정과 관련한 본지의 질문에 대해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할 말이 없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김 전 사장은 KT의 업무용 휴대 전화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퇴임한 이석채 회장 역시 업무용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이석채 전 회장이 경영을 하던 지난 2012년, 2013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계속 줄어들었으며, 2013년도에는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순환됐다. 2012년 KT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늘어난 23조7천9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30.6% 감소한 1조2천138억원, 당기순이익은 23.5% 줄어든 1조1천114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매출 23조8천106억원, 영업이익 8천393억원, 당기순손실 60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영업이익은 30.6%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KT이석채 회장은 현재 배임혐의 등으로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한편, KT는 8일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대상은 15년 이상 근속직원 2만3천여 명이다. KT는 민영화 이후 2003년 5505명, 2009년 5992명 등 두 차례의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유선통신시장의 쇠락 등 구조적 원인과 전임 경영진의 경영실패로 인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그러나, 경영악화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할 이석채 체제의 사람들이 경영직에 그대로 머물러 있거나, 퇴임 후에도 고문이란 형식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 구조조정과정에서 희생을 당할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