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KT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내부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구조조정 후 경영개선을 위한 후속조치가 빠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명퇴 대상자 내부 ‘잡음’
KT의 구조조정은 노사가 뜻을 모아 선택했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노조 외에 이해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KT 새노조 측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KT 새노조 측은 “지금의 KT 경영위기는 유선 중심의 사업구조에 따른 위기 이전에 이석채 전 회장의 비리경영으로 인한 요인이 크다”면서 “일시적인 적자를 이유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KT 내부 분위기는 우울 그 자체다. 명퇴 대상으로 보이는 한 직원은 술을 마시고 회사에서 울분을 쏟아내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KT의 한 직원은 “회사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예전부터 인력 정리에 대한 부분은 얘기가 많이 나왔었지만 막상 구조조정에 들어가니 남일 같지가 않아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구조조정, 혁신 돌파구 ‘글쎄’
구조조정 단행을 두고 증권사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등 외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효과일 뿐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5700명의 KT 직원이 명퇴를 신청한다면 9700억 원의 일회성비용(명퇴금) 발생과 내년 이후 연간 4800억 원의 인건비 감소를 예상할 수 있다”면서 “잔류 직원들의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향후 2년간 인건비 감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인 효과가 있기는 하나, 향후 몇 년간 인사 채용을 하지 않더라도 인건비는 상승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상황은 또 되풀이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통신에서의 경쟁력 회복, 미래먹거리 찾기 등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다각도의 경영개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은 물퍼내기 정도이지 근본적인 구멍은 막지 못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혁신을 꾀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사업구조개편이 상반기 안으론 감행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황창규 KT 회장은 취임한 지 석달 만에 인력구조조정 카드를 꺼냈다. 앞서 황 회장은 취임 직전 임원(130명)의 30% 정도를 퇴출시키기도 했다.KT는 이날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이달 말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특별명퇴 대상자는 KT 전체 직원 3만 2000여 명 중 2만 3000명으로 약 70%에 달한다. 명퇴 규모는 6000명 정도이며 대다수 수익이 떨어지는 유선전화 인력이 퇴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2013년 말 기준 직원 수가 3만 2451명으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비해 5배 정도 덩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