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KT새노조 홈페이지(Old)

자유게시판

황창규 KT회장님, 야구 좀 편하게 보게 해주세요

꿈거시기 2014.04.15 08:44 조회 수 : 3339

"넌 내게 반했어 강민호!"
"상수야~ 안타를 날려주세요~ 상수야~ 신나게 달려주세요!"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박정권! 와이번스 해결사 천하무적 박정권!"

TV에서 신 나는 응원가가 흘러나온다. 덩달아 신 나 나도 응원가를 흥얼거린다. TV 중계로 프로야구를 '본방사수' 하지만 분위기가 영 살지 않는다. 당장 야구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아, 드디어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구나!

자칭 '10년 묵은 야구팬'인 나는 응원하는 선수의 팬카페에 가입해 '단관(단체관람)'이란 것도 해봤으며, 연고지 대구는 물론 부산 사직야구장, 잠실 종합경기장까지 '진출'한 적도 있었다. 나의 야구사랑은 '나라사랑'에 맞먹는 수준이다. 때문에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도 구입해 야구장에 갈 때마다 입고 다닌다. 팬카페에서 주문제작한 응원수건도 있다. 심지어는 직접 플래카드도 만들어봤고 간식, 편지 등으로 선수에게 '조공'까지 해본 이력도 있다.

기사 관련 사진
▲ 빅, 또리 KT위즈의 공식 마스코트 빅과 또리.
ⓒ KT위즈

관련사진보기


9개 구단은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를 다짐했다. 2011년부터 3회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가 올해도 과연 우승할 수 있을지, 1992년 이후 우승에 목마른 롯데 자이언츠가 '반란'을 일으킬지, 아니면 KBO의 막둥이 NC 다이노스가 '이변'을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나를 비롯한 야구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한 가지가 또 있다. NC 다이노스를 이은 새로운 막둥이 구단 'KT 위즈'. 지난해 창단한 KT 위즈는 2007년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 수원에 자리 잡았다(현대 유니콘스는 1996년~1999년까지는 인천에 연고지를 둠).

'위즈'라는 이름에서 어렴풋이 알 수 있듯 이 팀의 마스코트는 마법사다. 북슬북슬한 털옷을 입은 마법사 빅(vic)과 또리(ddory). 합쳐서는 빅또리라고 부른다. '승리'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마스코트다.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 참가한 KT 위즈는 내년부터 1군 무대에 합류하게 된다.

KT의 정리해고 소식... 프로야구 팬은 난감합니다

그런데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KT 위즈를 마음 편히 응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모기업 KT의 '정리해고, 명예퇴직'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사상 첫 영업이익 적자, 대규모 고객개인정보 유출이 회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KT 사측이 노동자에게 '칼'을 들이댄 것이다. 특히 이번 정리해고는 다른 사기업의 노조탄압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우려된다.

KT는 지난해 매출 23조8106억 원, 영업이익 8393억 원, 당기순손실 60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2012년)에 비해 영업이익은 30.6%p 줄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창사 이래 최초의 영업적자로 기록됐다. 게다가 황창규 회장이 지난 1월 취임한 직후 자회사 KT ENS가 대출사기에 연루된 데 이어 고객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고 불법 보조금에 따른 사업정지가 내려지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맞았다.

KT의 새 주인이 된 황창규 회장은 지난 1월 27일 취임사에서 "경영진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선결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의 위기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고 지원부서를 축소해 임원 수도 대폭 줄이고, 각 부서장에게는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하되 행사한 권한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칼바람을 예고했다. 실제로 황창규 회장은 취임 직후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130명에 이르던 임원 숫자를 90명 수준으로 줄였다.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지 채 두 달도 안 된 3월 초, KT 노사는 직원 명예퇴직을 누고 논의에 돌입했다. 그리고 지난 8일 KT는 노사 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수천 명 자른 회사 야구팀을 어떻게 응원할 수 있을까

기사 관련 사진
 2011년 7월 9일 오후 희망버스에 참가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학생들이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영도조선소 앞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또한 사측은 노조와 합의해 5월부터 현장 영업, 개통, 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의 계열사에 위탁하기로 했다. '강제전출'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5년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대학 학자금 지원제도 폐지하겠다며 복지 축소도 결정했다.

쌍용자동차, 유성기업 등 국내 크고 작은 기업들이 적자 등 회사가 떠안은 문제들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로지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일평생 몸 바쳐 일한 노동자에게 '정리해고'라는 말은 마치 지옥 낭떠러지로 등 떠미는 것과 다르지 않다. 빛 좋은 개살구라고, '희망퇴직'라는 말은 언뜻 듣기엔 좋아 보여도 "좋은 말로 할 때 제 발로 걸어나가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모기업에서는 수천 명의 노동자가 잘려나갈 판국인데 회사의 또 다른 이익창출을 위해 창단된 야구단을 어찌 마음 편히 응원할 수 있겠나. KT 위즈가 야구판에 몰고 올 돌풍이 기대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애꿎은 돌멩이에 맞아 죽어가는 KT 노동자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해고는 살인이다.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KT가 '살인집단'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지금의 이 칼부림을 당장 그쳐야 한다.

야구팬의 한 사람이 간곡히 부탁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KT 위즈를 응원할 수 있길, 그것을 위해 KT가 앞장서서 '인간적인 공기업'의 바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kt 구노조 탈퇴 방법 관리자 2015.02.27 54639
1104 회장님! 감사합니다. 대상자 2014.04.15 3713
1103 새노조에 힘을 마지막 2014.04.15 3686
1102 복지기금은 임금을 양보하고 만든 임금성 자원이다. 조합원 2014.04.15 3718
1101 이게 남아야 할 이유다 현자 2014.04.15 3858
1100 새빨간 거짓말이다 조합원 2014.04.15 3664
» 황창규 KT회장님, 야구 좀 편하게 보게 해주세요 꿈거시기 2014.04.15 3339
1098 서로 격려하며 희망을 품고 끝까지 함께 버틸것을 다짐한다. ☜ 제목을 이리해야 되는것 아니냐 ? KT어용노예조합-성명서 2014.04.14 3716
1097 KT명예퇴직 ! 버텨라(도전),모여라(소통)개겨라(융합) ☜ 1등 DNA 황의법칙 KT의 불복종 2014.04.14 3677
1096 명퇴자 전원 KT상품 해지시 위기 봉착하면 어찌하려고 철회 2014.04.14 3780
1095 114분사때 보다 후퇴한 조건 같다 조합원 2014.04.14 3847
1094 KT의 뇌구조 ☞ 이그, 답답혀 못살것네 ! file 버틸란다 끝까지 2014.04.14 3913
1093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나 수련회 2014.04.14 3662
1092 KT4.8사태 →어쩌라고 → 다 떨어저 죽으란 말이냐 ! 죽지마란 말이냐 ? [1] file KT황의법칙 2014.04.13 3860
1091 조함원을 새노조 게시판으로 초대합시다 제안자 2014.04.13 3424
1090 후원계좌 안내 : 국민은행 067502-04-210518 예금주 김미영 관리자 2014.04.13 121311
1089 새노조는 이제 전략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4] 답답 2014.04.13 3576
1088 지금까지 내가 관리하는 고객과 매출액은 얼마나 될까?????? [1] 회사주인 2014.04.13 3700
1087 이석채 와 정윤모 그리고 하수인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행을 생각하면.... [3] lee 2014.04.12 3739
1086 직원들 구조조정 하기전에 책임져야 할 구 KT 역적 7 인방 부터 처단하라 ~ file 구 KT 역적 7 인방 2014.04.12 12923
1085 절망과 배신 그리고 공황상태의 KT생활에서 잠시 일손을 놓으시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 고통이 주는선물 2014.04.12 3708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