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노동자는 전쟁 중 | ||
김상옥 | ||
기사 게재일 : 2014-04-16 | ||
KT 명퇴가 시작됐다. KT직원 3만 명 중 2만 명이 대상자이고 최소 6000명을 명퇴시킨다는 게 회사의 목표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 직원의 2/3를 명퇴 대상자로 설정한 황당한 구조조정이 어용적인 제1노조와 사측의 노사합의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현재 정규직들이 수행하던 업무의 대부분을 아웃소싱한다는 것도 발표됐다. 한마디로 정규직을 없애겠다는 합의나 다름아닌 것이다. ▶직원 3만 명 중 6000명 명퇴 계획 도대체 회사가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 노사합의를 했겠냐고 묻는 분이 계신다. 전혀 아니다. 지난 해 KT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것은 맞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어보면 기가 막힌다. Kt는 여전히 돈을 잘 번다. 지난 해에도 KT는 영업이익 8300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들로서는 통신시장 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열심히 일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개인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채 전 회장이 무려 1조 원을 투자해서 개발한 전산시스템이 무용지물로 판정이 되었다. ▶“영업은 흑자, 비리경영으로 적자” 그 결과 지난 해 전산개발 실패에 따른 손실이 무려 2700억 원이었다. 이를 비롯한 기타 비용 증가로 최종 60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즉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비리 경영으로 인해 일시적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응당 비리경영진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황당하게도 황창규 회장은 그 당시 비리경영진을 고문·자문으로 위촉하여 대우하는 반면, 엉뚱하게도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대량 명퇴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후안무치한 경영진에 의한 명퇴 강요가 얼마나 반인권적일까? 지금 KT노동자는 전쟁 중이다. 사실상 모든 직원이 업무를 중지한 채 면담 대기 중이다. 매일 진행되는 명퇴 강요 면담은 말이 면담이지 협박이나 다름없다. ▶“명퇴 아니다, 나가라는 협박뿐” 가장 강력한 협박 카드는 업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명퇴를 거부하면 비연고지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KT가 전국 네트워크 사업장임을 악용하여 반인간적인 노무관리를 무기 삼는 이런 경영진의 행태에 KT노동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명퇴서를 제출하고 있다. 지난 해 KT노동자 10명이 자살을 했다. 또 다시 KT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나가자니 생계 대책 막막하고, 남자니 비연고지를 떠돌아다닐 게 두려운 이 죽음의 선택은 결코 명예로운 퇴직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런 야만을 언제까지 기업 경영의 필요성이라는 이름으로 방치해야 한단 말인가! 김상옥 < KT 새노조 광주 전남 지회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