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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KT 개혁) 드라이브를 세게 걸지 않고 있다.”

황창규 KT(030200) (31,500원▼ 400 -1.25%)회장이 KT 개혁작업의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회장은 18일 밤 부친상중인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조문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황 회장은 삼성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며 KT 개혁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삼성이라면 내가 직접 세게 드라이브를 걸수도 있었겠지만, (KT는) 아직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면서 “아직 드라이브를 걸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KT와 삼성의 출근 시간을 사례로 들어 이런 생각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삼성의 경우 아침 7시에도 출근하도록 할 수 있겠지만, KT에서 내가 그렇게 하면 임직원들이 힘들어 할 것이다”면서 “(KT 조직에 맞게) 하나둘씩 (점진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이 KT에 부임한 후 개혁의 속도조절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회장의 ‘개혁 속도조절’은 이날 명예퇴직 신청 마감일을 앞당긴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KT는 이달 10일부터 24일까지 근무연수 15년이 넘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으나, 신청 마감일을 21일로 앞당긴다고 18일 오전 밝혔다. 황 회장이 취임 후 첫 개혁작업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으나, 직원들이 예상보다 크게 동요함에 따라 조직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는 27일 KT의 영업 재개와도 관련있다. KT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3월13일부터 4월26일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1개월 사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상당 수 번호이동 고객을 빼앗긴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오는 27일 영업 재개와 동시에 공격적으로 가입자 유치작업에 들어가려면 조직 안정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KT개혁의 방법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생각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는 “KT에 와서 보니까 내부적으로 바꿔야 할 문화가 보였다”면서 “전임 회장(이석채 전 회장)도 와서 이것저것 바꾸려고 노력한 것 같은데, 외부 자문에 너무 기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혁 방법이나 방향은 이전과 다를 것이라는 의도를 엿보게 한다.

황 회장은 이날 밤 상가에서 전현직 삼성 출신 지인들과 3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다가 밤 10시 5분에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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