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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일한 나에게 기초교육이나 받으라니”…KT 명퇴 거부자 ‘보복인사’ 논란

김태혁 KT CFT 발령
김태혁 KT CFT 발령ⓒ김철수 기자

“제가 KT에서만 36년 일했어요. 그런데 명예퇴직 거부했다고 맨홀 뚜껑이나 보여주고 이래도 되는 겁니까?”

1978년 케이티(KT)에 입사해 만 36년을 근무한 김태혁(59)씨가 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년 퇴임까지 7개월여를 앞두고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은 그는 신입사원마냥 기초교육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김씨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 것은 KT가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인 8,304명을 구조조정한 뒤 명예퇴직을 거부했던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량 인사를 내렸기 때문.

KT는 지난 4월 8일자로 전 직원의 70%인 15년 이상 장기근속자 2만 3천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이에 KT 직원 8,300여명이 명예퇴직을 한 상태이며 명예퇴직을 거부한 1만 5천명의 직원 중 291명은 CFT팀으로 발령이 난 상태다.

CFT는 KT가 대규모 명예퇴직과 전국 236개 지사를 79개로 줄이는 영업조직 개편을 시행하며 신설한 업무지원 전담조직으로 현장 마케팅, 고객서비스 지원, 그룹사 상품판매 대행, 시설관리와 현장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CFT는 본사에 직속으로 소속돼 있으며 현재 경기·충청·강원·영남·호남(제주포함) 총 5개 지역부서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CFT 근무지다. KT새노조에 따르면 KT는 CFT 지원부의 근무지로 각 도심의 주변 외진 곳으로만 사무실을 설치했다.

“KT 인사 조처는 명퇴를 거부한 사람 대상으로 벌이는 보복인사”

기술직으로 입사한 뒤 3년 전부터 서울 강서지사에서 영업직으로 근무해온 김씨는 최근 민중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KT의 이 같은 인사 조처는 “명퇴를 거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보복인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12월 퇴임한다.

김씨에 따르면 KT는 CFT로 새로 발령이 난 경기업무지원팀 소속 123명의 직원에게 9곳의 사무소 중 일하고 싶은 근무지 3곳을 적어내면 그중 1곳으로 발령을 내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근무지는 장호원·평택 안중·서수원·인천 만수·강화·능곡·문산·연천 전곡·가평 총 9곳이다. 김씨는 9곳 모두 서울 외곽지역이여서 근무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김씨와 명퇴 거부 이후 발령난 직원들은 지난 12일 근무지가 서울에서 너무 멀다는 이유로 전출 동의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고 사측에 부당함을 주장하며 15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기로 계획했다. KT는 기자회견이 있기 1시간 전, 전출지를 수정해 발표했고 새로운 근무지로는 의정부, 송파, 파주, 가평, 안산, 이천, 의왕, 인천, 시흥, 하남, 포천 총 11곳으로 변경됐다. KT가 도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강화, 전곡, 가평, 안중, 장호원 지역을 폐지한 것이다. 그러나 김씨는 여전히 회사에서 외곽근무를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해야할 업무도 문제다. 그는 경기 CFT를 총괄하는 경기 업무지원부장에게 “대체 무슨 일을 하는 부서냐”고 묻자 지원부장은 “어떤 업무를 하게 될지는 잘 모르지만, 8300여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업무에 공백이 생기니 그에 대한 지원부서다. 역량이 떨어지는 직원들을 모아 업그레이드시켜 재배치할 계획으로 만들어졌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36년 일한 회사에서 버림 받았다”

김씨는 “정년 7개월을 남겨둔 사람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건 뭐고 재배치는 또 뭐냐”고 반발했다. 이어 “업그레이드 한다 해도 36년을 일한 사람에게 기초교육을 받게 하는 건 뭐냐”고 반문했다. 김씨에 따르면 CFT 발령 후 김씨는 인천 송도와 동수원을 오가며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주로 통신에 관련된 기초교육으로, 김씨는 인터뷰 도중 “사측이 맨홀 사진을 보여주며 맨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교육도 했다”고 핏대를 세웠다.

노조에 대한 탄압 의혹도 제기됐다. CFT에 발령이 난 231명의 직원 중 KT새노조와 민주동지회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는 것. 김씨는 “쉽게 말해 명퇴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저항했던 사내 저항세력들이 CFT로 배치받았다”며 “사내에서 CFT팀을 삼청 교육대라고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FT팀으로 배치받은 사람 중 노조가 아닌 사람들은 면접 당시 명퇴를 강하게 거부했던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이것이 노조 탄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가장 분한 것은 36년을 일한 회사에서 내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이라며 “KT는 정년을 7개월 앞둔 나에게 ‘기초 교육이나 받으라’며 자존감에 상처를 냈다. 명예회복을 위해 싸워 망가진 자존심만은 회복하고 치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영주 KT CFT 발령

이영주 KT CFT 발령ⓒ김철수 기자

“엄마 병간호해야 해, 외곽 근무지 보면 막막하기만 할 뿐”

이영주(46)씨도 김씨와 마찬가지로 명퇴를 거부한 뒤 CFT로 발령이 났다. 이씨는 95년 KT에 통신기술직으로 입사해 지난 2011년 9월 영업직으로 보직 변경 받았다. CFT로 재배치를 받기 전까지 그는 KT 수도권 서부고객본부 부평지사 리텐션팀에 근무하며 2년 3개월간 민원처리 업무를 주로 해왔다.

이씨는 CFT 경기업무지원부로부터 첫 근무지로 장호원을 배치 받았다. 이씨는 전출 동의서에 서명을 거부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 가려던 이씨는 장호원이 근무지에서 제외 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씨는 사측이 정한 새 근무지를 들뜬 마음으로 훑어 봤지만 이씨의 표정은 금세 어두워졌다. 새로 지정된 11곳의 근무지가 여전히 서울 외곽 위주로 선정된 까닭이다.

이씨는 “수원에서 같이 사는 어머니는 중풍이라 간병인 아주머니가 퇴근하시는 저녁 이후로는 내가 병간호를 해야 한다”며 “장호원으로 발령이 났을 때 출퇴근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CFT 근무지 중 수원이 있었는데 내가 사는 수원을 굳이 배제한 체 장호원으로 배치한 걸 보면 명백한 보복성 인사가 아니고 무엇이겠냐”라고 덧붙였다.

“3년 지원해 공채로 입사했는데 이제 명퇴까지 강요”

이씨에 따르면 KT직원들은 황창규 사장 부임 후 사측의 명퇴 압박에 못 이겨 명퇴를 신청하고 있다.

이씨는 “노무관리 하면 삼성인데 황 사장이 삼성 출신이고 사장 취임 이후 삼성 사람들이 낙하산 인사로 경영진에 많이 포진하게 됐다”며 “이에 많은 직원이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명퇴를 신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KT에 들어오겠다고 3년을 지원해 94년 공채로 들어왔지만 최근 10년간 월급은 동결되고 이제는 명퇴까지 강요당하고 있다”며 “이런 일로 주변 사람이 자살하는 일이 생길까 우려가 되고 이는 명백한 사측의 간접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KT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과 이익만을 생각하는 자본 탓에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사측이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발령을 내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KT 측은 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퇴직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배치 일 뿐 보복성 인사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KT관계자는 “명예퇴직 후 퇴직공백을 줄이기 위한 전략배치 신청을 받았고 받지 못한 나머지 부서원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CFT로 발령내게 된 것”이라며 “대도시 위주로 전략배치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도시에 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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