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노동자들, 시민사회운동 나섰다
전국 각지의 현장 노동자들과 노조 간부 등 79명이 “세월호 몰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참사의 주범인 탐욕의 자본, 부패한 정권을 몰아내는 시민사회운동에 노동자들이 나서자”고 제안했다. 이어 “매해 2천명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 나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으로 수많은 목숨들을 지금 이 순간에도 떠나보내고 있는 이 땅 노동자 민중들에게 대한민국은 매일, 매해가 세월호였다”고 밝혔다.
오는 16일을 1차 노동자 행동의 날로 정해 오후 6시부터 전국 동시다발 집회와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한다. 이어 17일 10만 촛불투쟁, 18일 2차 만민공동회에 적극 참가, 23일 2차 노동자 행동의 날, 24일 전국 노동자 행동 결의대회를 하고, 오는 20일 기자회견에서는 ‘노동자 시국선언’과 함께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발표키로 하였다.
KT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 황창규 경영 문제점 지적
KT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전임 이석채 회장의 비리경영을 끝내고, 후임 황창규 회장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수차례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전혀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이들은 지난 8일에 이어 15일에도 황 회장에게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으며, △반인권적 명퇴 강요 사과 △무연고지 인사조치 등 보복 행위 중단 △개인정보 유출 피해보상 협상 △갑질 횡포 중단 △공익제보자들과 해고자 원직 복직 △낙하산 및 삼성 인사 끌어들이기 중단 등을 질타했다.
△ 반인권적 명퇴 강요 사과
이번 KT 구조조정은 직원이 자살할 정도로 강압적이었다. 관리자들이 특별명예퇴직 대상자들에게 퇴직 신청서를 쓰도록 강요했다는 폭로와, 명예퇴직 신청을 거부하면 일을 주지 않거나 다른 오지로 발령이 날 것이라는 등의 협박 증언도 나왔다. 이에 대해 KT는 전과 다름없이 사과성명이 없었고, 사기가 꺾인 직원들을 치유하고 희망을 줄 경영방향과 메시지가 없다는 것은 유감스러우며, 경영철학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KT내 경영지원부문(부분장 전무 한동훈) 산하 기업문화실(3개팀 총 20명 근무)이 있는데 그 존재이유를 알 수 없다.
△ 무연고지 인사조치 등 보복 행위 중단
KT는 지난 12일 신설조직인 CFT(Cross Function Team) 팀에 명퇴 거부 직원 291명을 배치했다. 경기 등 전국 5개 광역별로 설치된 CTF는 도심에서 떨어진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에 대해 새노조는 인권침해적 보복인사로 노동자 퇴출 프로그램으로 운용될 것을 우려했다. 민주노총과 KT새노조·인권단체연석회의 등 25개 단체는 "CFT의 업무범위가 불분명하고 사무실도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직원들의 업무적응이 어렵다"며 “CFT 발령 직원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CFT팀은 이번에 신설한 업무지원 전담조직으로 현장 마케팅 및 고객서비스 활동 지원, 그룹사 상품 판매 대행, 네트워크 직영공사 및 시설 관리업무, 기타 현장 수시 지원업무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도권을 담당하는 경기 CFT는 서울엔 아예 팀이 없다며 "CFT가 사실상 명퇴 거부자에 대한 보복성 반인권적인 퇴출 프로그램"이라고 반발했다. 명퇴 거부 직원 중 291명 숫자는 KT가 노무관리 관행상 조직기여도가 떨어지는 직원을 지사별로 강제 할당한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보상 협상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6일 981만명의 KT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며 "지난 2012년 5개월에 걸쳐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이번 유출은 인지하지 못한 채 1년여 간이나 지속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은 소비자와 함께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책임을 묻고, KT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모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개인정보를 돈벌이로 보는 기업문화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환경에서 기인된 것”이라며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더 이상 우리사회가 용납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KT 개인정보 보안팀장 이모씨(47)를 불구속 입건했는데, 국내 개인정보 유출사건 관련 기업에 대한 첫 처벌 사례다.
△갑질 횡포 중단
지난해 9월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우원식의원)는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제기된 △휴대폰 일반대리점 △휴대폰 연합대리점 △부동산 임대사업 △KT 텔레캅 △인력퇴출 프로그램 등 5개 영역에 대하여 KT에게 슈퍼 갑질로 인한 을피해 문제해결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을지로위원회는 “KT는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대화에 나서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KT는 신의성실로 원만하게 해결하겠다는 합의서에 동의를 하고서 현재까지 실적이 없어 비난을 받고 있다.
△공익제보자들과 해고자 원직 복직
# 언론 인터뷰로 인한 회사이미지 훼손 해고사례
글로벌영업본부 팀장으로 근무한 P(45)씨가 2012년 8월 해고됐다. 그가 해고된 이유는 ‘자신이 추진하던 말레이시아 철도 CCTV 사업 참여 당시, P씨의 직속상사들의 지인회사로 추정되는 다른 회사에 넘기려는 직속상사들에 의해 중단됐다’는 주장을 사내외에 알렸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KT는 업무지시 불이행, 질서존중 의무 위반, 허위사실 유포, 언론 인터뷰로 인한 회사이미지 훼손 등의 사유를 들어 P씨를 해임했다. 그는 해고당한 후 양심선언을 했다. 그는 2012년 9월 “2004년 9월 현재 38,070명이던 KT 직원을 2007년까지 3만 6,600명으로 감축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19%로 유지하고, 이를 위해 1,470명을 퇴출해야 한다”는 내용과 “개통 AS를 외주화해야 한다”는 내용 등 일명 C-Player 프로그램의 실체를 폭로했다.
# 공익제보자 해고사례
KT는 2010년 12월~2011년 11월 세계 7대 경관 선정 전화투표와 문자투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세계 7대 경관 선정 전화투표가 국제전화가 아닌데도 KT가 국제전화요금을 받아 엄청난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권익위에 신고했다. 그런데 KT는 2012. 12월 무단결근, 무단조퇴사유로 해고했다. 부정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성 해고성격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2013.4.22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 해고는 공익제보에 대한 ‘보복해고’이라고 인정하고 원상회복 결정을 내렸다.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5조(불이익조치 등의 금지)는 “누구든지 공익신고자 등에게 공익신고 등을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이종석 부장판사)는 KT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공익신고자 보호조치결정 취소소송 항소심 (2013누16908)에서 KT 직원이 '세계 7대 경관 전화투표'와 관련한 KT의 부정행위를 신고한 것은 공익신고에 해당한다고 판결하였다. 이는 "KT가 공익신고자 보호법상의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지 않아 공익신고로 볼 수 없다"는 1심 판단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고 내용이 사실이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법률과 시행령에 규정된 벌칙 또는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더라도 그 신고 내용 자체가 벌칙 등의 대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행위이고 신고자가 신고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없었던 경우에는 공익신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 노조활동 이유 해고사례
KT계열사 Ktis는 2012.9.17 Ktis 민주노조 사무국장 C씨를 노조 불법집회를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해고하였다. 그러나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피고는 회삿돈으로 거액의 이행강제금을 내가면서 행정소송을 강행하였고, 또한 패소당했는데도 복직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동위원회는 중립기관으로서 해당 사안에 대한 심판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관례인데, Ktis는 KT의 지시로 이를 거부하면서 노동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낙하산 및 삼성 인사 끌어들이기 중단
황회장은 전임 이석채 회장의 비리경영에 연루된 임직원에 대한 인사조치가 미흡했다. 상층부 임원만 일부 물갈이했을 뿐, 실무부서의 책임자급(상무, 상무보)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았다. 이런 하급 인사조치로 경영쇄신은 불가능하다. 그는 이석채 사람으로 알려진 정성복 전 윤리경영실장 부회장, 김일영 전 코퍼레이트센터 사장, 김홍진 전 G&E(글로벌&엔터프라이즈)부문장 사장 등 실세들을 내몰지 않고 자문위원으로 위촉하면서 고비용을 지출하고 있고, 낙하산인사로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에 박근혜 정부 홍보수석 출신을 앉혔다.
또한 재무실장에 전 삼성전자 김인회 상무를 임명하고,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 사장에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일성 상무를 앉혔고, 전 삼성증권 서준희 부사장을 계열사 BC카드의 사장 자리로 임명했다. 그야말로 삼성 출신들이 '끼리끼리' KT에 모여 앉았다. 요직을 모두 삼성 출신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황창규 회장은 현장의 소리를 경청하라
삼성은 무노조경영과 성과지상주의로 체질화된 기업이다. 기업문화가 상의하달식이니 좀처럼 종사원의 의견이 개진되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는 언론보도를 직접 확인하고 현장의 소리를 들으면서 문제점이 무언지 확인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사무실 안에서 참모들의 보고서와 질의응답만 갖고는 어렵다.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문제들은 상식과 원칙에 따라 조기 해결하여야 한다.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과거처럼 편법을 동원하여 슈퍼갑질식으로 덮으려 한다면 문제는 점점 커진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모든 걸 봉쇄하려다 실패하였다. 결국 소탐대실이 된 것이다.
일이란 대부분 실무진에서 이뤄진다. 실무급 책임자를 전혀 교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가. 인사가 만사다. 과거의 그릇된 관행을 고치려면 숲과 나무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하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변화는 어렵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또한 직원의 의식과 사기를 고려하여 무형적 가치를 유형적 가치보다 중시해야 한다. 종사원들과 폭넓게 대화를 나누라. 경영성과는 이해와 양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유형적 성과에 너무 몰두하지 말라. 돈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생명보다 소중한 건 없다. 그동안 KT는 너무도 많은 생명을 잃었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또 한 생명을 잃었다. 회사는 이번에도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개인사정 때문이라 앵무새처럼 변명했다. 황 회장은 지난 30일 오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바 있다. 그는 이 곳에서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KT가 바뀌지 않으면 또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삼성식 상의하달이 아닌 하의상달의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정직하게 경영하라. 임원들은 소신을 갖고 직언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과거에 머무를 것인가. 관피아가 다른게 아니다. 복지부동, 무사안일, 예스맨 등의 행태가 모두 포함된다. KT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다면서 정작 문제가 생기면 무책임한 자세로 고객을 대하는 게 지금껏 보여준 행태라고 고객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야 발전한다
황 회장은 KT의 위기는 ‘책임지지 않는 기업문화’ 가 주요 원인이라 지적하고, 지난 5년간의 경영상 문제점을 조사하여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끌어온 백혈병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이해관계인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바람직한 자세이다. KT도 이를 거울 삼아 과거보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자. KT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지적한 문제들은 해결하기가 그리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라. 문제해결이 곧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그는 “국민기업으로서 KT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언론은 이를 기억하고 있으며 지켜보고 있다. 그가 실천하지 않는다면 표리부동한 경영자이고, 임직원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건의하지 않으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KT가 변화의 물결속에 순응하지 않으면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여론에 이슈화되어, 국민기업 KT의 신뢰 추락은 물론, 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나아가 싱글 KT 실현은 요원할 것이다. 현명한 판단과 조기 수습으로 더 이상 언론에 불명예스럽게 오르지 않기를 기대한다.
KT 황창규회장은 언론보도를 겸허히 수용하라
[기고] 황창규 회장은 어두운 과거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