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탈취 |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무기한 총파업 돌입 |
17일 노조탄압으로 탄압으로 괴로워하던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가 숨진 채 발견돼 노동계가 비탄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찰이 노동자의 시신을 강제로 탈취하는 일이 벌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19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17일 숨진 채로 발견된 삼성전자서비스 AS 노동자 염호석(34·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 씨를 안치한 장례식장에 경찰 수백 명이 난입, 모여있던 동료들의 강한 저지를 뚫고 시신을 빼가는 일이 발생했다.
노조는 이미 유족으로부터 장례 절차 일체를 위임받은 상황이었지만, 경찰병력은 유족으로부터 시신인도를 요청받았다며 기습적으로 장례식장에 들이닥쳤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염 분회장의 시신은 18일 오전 1시30분 경 유족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간부들 앞에서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앞서 금속노조는 고인의 부친과 모친으로부터 장례일절을 위임받았다.
고인이 유서를 통해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삼성전자서비스노조)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라고 부탁했기 때문.
고인은 ‘아버지, 어버니께’라는 제목의 별도로 작성된 유서를 통해서도 “그리고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 때 장례를 치러 주세요. 그리고 저의 유해는 남김없이 해가 뜨는 이곳 정동진에 뿌려주세요. 죄송해요 아버지 어머니”라고 적었다.
하지만 18일 새벽, 고인의 부친이 집이 있는 부산으로 내려가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번복, 노조는 부친을 설득하는 중이었다.
설득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18일 오후 6시20분 경 300여 명의 경찰이 장례식에 들이닥쳤고 그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는 노동자들에게 최루액을 분사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 결국 오후 8시 경 경찰은 시신을 가져갔고 20여 명의 연행자가 발생했다.
금속노조는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간부들은 부친께 경찰 철수를 요청해 달라고 설득했고, 부친은 이런 (폭력적) 상황은 아니다라며 세 차례에 걸쳐 경찰에 철수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그 요청을 무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고인의 시신은 부산의 모 병원에 안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부모의 입장도 협의가 안된 상황이었고, 장례절차를 협의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조직적으로 들이닥쳐 시신을 침탈해 갔다”며 “삼성과 경찰의 조직적인 협조가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경찰은 명백히 삼성과 연계해 계획적으로 침탈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친이 경찰에 요청을 했다고 하더라도 300여 명에 달하는 경찰들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통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게다가 경찰은 유족인 부친의 철수 요청을 계속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회가 승리하는 날 화장해 달라”는 고인의 뜻에 따라 이후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19일 전면 파업에 돌입하고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무기한 농성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뜻에 따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염호석열사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쟁을 지원, 확대할 것을 결의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