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직원 ´또´ 사망…죽음의 기업 오명
새노조, "구조조정 과정서 숨져" 주장
KT에서 올해 벌써 7명 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년 간 벗지 못한 살인 기업 이미지를 KT는 올해도 벗기 힘들 듯하다. 21일 KT새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 KT 수도건 강남고객본부 BIZ영업팀 소속 고모(55) 씨가 출근 도중 청량리역에서 심장마비로 쓰려져 결국 사망했다.
유가족은 고 씨가 평소 건강했고 별다른 이상징후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한 반면 KT 측은 그가 건강진단에서 심장병 요주의 진단을 받았고 밝혔다. 고 씨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으며 경기도 부천으로 출근해오다 대규모 구조조정때 명예퇴직 대신 전환배치를 선택해 상품판매를 담당하는 영업부서로 이동했다.
고 씨는 이 과정에서 수원까지 8차례나 면담을 다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KT새노조와 KT노동인권센터는 "구조조정과 전환배치, 실적강요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직원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건강검진에서 심장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았다는 것 외에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KT노동인권센터가 2006년부터 2012년 11월까지 확인한 사망자 수는 245명이다. 이 중 18명은 자살했고, 뇌출혈·심장마비 등 70명이 돌연사했다. 102명은 백혈병·암 등 중증 질환으로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4월 직원 2명이 투신했다. 4명은 간암 등 으로 숨졌다.
KT 측은 자사 근로자 전체 사망원인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을 10%로 파악했다. 통계청에서 집계한 자살률 6.2%보다 월등히 높다. 이와 관련 조재길 KT 새노조 위원장은 지난 9일 "2009년 이석채 전 회장시절 600여 명을 명퇴시킨 뒤 23명의 노동자가 자살해 KT는 '죽음의 기업'이라고 불렸다"고 사측을 비난했다.
한편, KT는 CFT를 신설한 뒤 명예퇴직을 거부한 290여 명을 대상으로 보복성 인사조치를 내려 사실상 퇴출 프로그램을 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