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잇단 아랫도리 성추문 씁쓸
삼성 고위직 퇴임 임원이 또 성추행 논란을 일으켜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유모 고문은 회사가 어학강사로 고용해준 A(30대·여)씨를 경기도 성남의 한 비즈니스호텔로 유인해 성폭행하려 한 혐의(강간미수)로 입건됐다.
유 고문과 A씨는 지난 2012년 11월 유 고문의 개인 어학강사로 처음 만났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유 고문은 첫 만남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하룻밤을 같이 보내자’는 제안을 했다. 또 A씨는 지난해1월 25일에는 유씨가 자신을 호텔로 유인해 침대 위에서 강제로 껴안고 누르며 성폭행하려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가 사실관계를 인정했지만 A씨와 연인 관계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미혼인 내가 20살 이상 차이 나는 유부남과 연인관계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2008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상무 시절 세계 최초로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양산을 성공한 공로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지속적 수율 향상과 생산력 증대로AMOLED를 대한민국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을 지낸 유씨는 2012년 퇴임한 뒤 자문역(고문)으로 물러난 상태다. 전관 예우차원에서 고문을 맡고 있는 유씨는 현직 연봉의 70% 정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화재 최모 전 전무도 여직원 성희롱 사건을 일으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경질된 것으로 전해져 연이은 성추문에 휩싸인 삼성은 망신살이 단단히 뻗쳤다. 최 전 전무는 최근 KT의 윤리경영실 내에 경영진단센터의 장으로 영입됐다가 성희롱 사건이 언론에 재조명 되자 자진 사임한 바 있다.
삼성 고위 임원들의 성추문 사건이 계속적으로 발생하자 최근 삼성 일부 계열사는 남녀 직원이 같이 저녁식사나 술자리를 가지지 말라는 공지를 내렸다고 한다. 삼성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초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직장 내 성희롱은 고위직 임원 또는 남성중견 간부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신입사원이나 계약직 여사원에게 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성희롱이 상하 수직관계에서 일어나는 만큼 임원의 도덕적 자질이 무척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셈이다.
최근 외국 기업에서는 능력만 보고 뽑거나 낙하산으로 임원을 채용하는 인사제도를 지양하고 있다. 또 조직 내에서 문제가 있었던 임원이나 고약한 술버릇, 성추문 전적 등이 있는 임원은 낙마 시키는 등 평판 조회까지 하고 있다. 임원들의 도덕적 자질을 십분 고려하는 모습이다.
한 사람의 부적절한 행동은 회사 전체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이자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에게 고위직 임원의 성추문 사건은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다고 해도 논란이 된 사실만으로 우량한 기업에게는 치명적 손상을 준다. 삼성에서 잇따라 일어난 성추문 논란에 국민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라는 것을 삼성은 거듭 곱씹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